◇ 책임준비금 추가적립액, 가용자본으로 인정…보험사 부담 완화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약 40명은 IFRS17 대비를 위한 '국제 회계기준 도입준비위원회' 제2차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LAT) 개선방안을 확정했다.
LAT는 책임준비금을 원가로 평가하되, 미래 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평가해 부족액이 발생할 경우 추가 적립하도록 하는 제도다.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사의 부채가 일시에 증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LAT제도를 활용해 사전에 보험부채를 시가평가와 유사한 수준으로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보험사의 자본확충도 지원한다. 오는 7월 중으로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지금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보험업법 개정을 마무리하고 곧바로 시행할 계획이다.
김학균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은 "이번 LAT 개선방안은 국내 보험산업에 갑작스럽게 큰 충격이 닥치는 것을 막고 새 회계제도에 원활히 정착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대비를 유도하려는 목적"이라며 "계약서비스마진(CSM) 평가방법, 보험업법 감독규정 등을 통해 업계의 어려움을 개선할 수 있도록 당국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보험부채 급등에 날벼락…보험사 몸집 줄이기 '안간힘'
이번 LAT 개정안으로 보험사의 부담이 줄긴 했지만 부채 증가는 막을 수 없다. 때문에 보험업계도 자본확충 및 몸집 줄이기에 한창이다.
보유자산을 팔아 사내 유보금을 쌓거나 자산운용으로 수익 늘리기, 배당 줄이기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가용자본을 더 쌓아야 한다. RBC가 일정 비율 이하로 떨어지면 영업정지 등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생명을 제외한 대다수의 생보사가 자본확충에 나선 상황이다. 한화생명은 지난 4월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고, 교보생명도 해외에서 5억달러(약 5600억원)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동양생명도 올 초 대주주인 안방그룹으로부터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5300억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 받았다.
대주주의 기초체력이 약해 자본 확충이 녹록지 않은 중소형보험사들은 조직 및 인력 슬림화에 나섰다. KDB생명은 연내 200여명의 인력을 감축하는 희망퇴직과 함께 지점 통폐합을 실시할 예정이다. 흥국생명도 최근 전국 140개 지점을 80개 수준으로 축소하고, 소비자 대면 창구인 22개 금융플라자도 10개로 줄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새 회계기준의 핵심은 미래의 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환산에 재무제표에 어떻게든 반영하라는 것이지만 30~40년 전 보험계약을 시가로 평가하면 할인율이 0.1%만 달라져도 부채변동폭이 조단위로 움직인다"며 "리스크에 대한 철저한 자본확충과 운영방식에 대한 획기적인 변화가 없다면 수년내 문을 닫는 보험사가 속출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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