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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추가경정예산안에 이어 문재인 정부의 '증세' 방침으로 여야 간 대치 국면이 또 다시 펼쳐질 조짐이다.
특히 정부 여당의 '증세'론에 자유한국당이 맞불을 놓듯 꺼내든 '담뱃값 인하' 법안이 불씨를 키울 전망이다. 다만 정책의 특성상 인하가 쉽지 않은 데다 한국당이 집권 당시 '인상'을 한 주역이었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당은 홍준표 대표의 대선 당시 공약이었던 '담뱃값 인하' 법안 발의를 준비중이다.
대표발의를 준비 중인 윤한홍 의원실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대선공약을 지키는 차원에서 법안을 마련했고, 여러 의원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공동발의를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담뱃값 인상에 따른 세수 효과, 흡연율 감소 등 당시 기대효과는 사실상 효과가 없다는 것이 입증됐다"면서 "저소득층이 주로 담배를 피우는데 그 사람들을 쥐어짜는 정책을 그대로 이어가는 게 맞느냐는 데서 법안이 출발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한국당의 이 같은 움직임에 마뜩찮은 모양새다. 문재인 정부가 고소득자 및 대기업 증세 카드를 꺼내든 데 대한 '역공격'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14년 인상을 추진했었던 정당이 한국당의 전신이었던 새누리당이었다는 점에서 '말바꾸기'를 하고 있다는 비아냥도 더해지고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한국당이 자신들이 올렸던 담뱃세를 이제 와서 내리자고 하는 발상은 자신들이 내세웠던 담뱃세 인상 명분이 모두 거짓말이었음을 실토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추 대표는 이어 "세금은 국민 생활에 민감한 문제인만큼 정치권은 진중하고 정직한 자세로 이 문제를 다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세연 바른정당 정책위의장 역시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한국당의 담뱃값 인상 방침에 대해 "한 마디로 코미디"라고 비난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국민 건강을 이유로 시행한 담뱃값 인상이 엊그제 같은데 지금에 와서 다시 내린다는 건 자가당착"이라며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 흔들기 수단으로 감세안을 들고나온 것 같은데, 미래 세대를 위해서 재정건전성 수호를 사명 중 하나로 해야 하는 보수정당으로선 정체성을 버렸다"고 지적했다.
역풍을 우려한 탓인지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한 발 물러섰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약이라는 것은 당연히 이행해야 하지만 정말 이행 단계에 들어갈 때는 국민들의 선택에 맞는 것인지, 올바르게 이행될 수 있는 것인지 다시 한 번 검증을 해야 한다"면서 "당 차원에서 내는 법안은 아니며, 국민적 여론이나 여러 채널을 통해 이를 당론으로 정하는 게 합리적인지를 (추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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