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논의가 시작된다. 다만 양국이 이번 논의에 임하는 자세부터가 달라 치열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한미 FTA 공동위위원회 특별회기'가 22일 서울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앞서 USTR은 지난달 12일(현지시각) 한국 정부에 한미 FTA 개정협상을 위한 공동위원회 특별회기 개최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 당시 "협정 개정·수정 가능성 등 협정 운영을 검토하자"고 제의한 바 있다.
문제는 이번 공동위 특별회기에 임하는 양국의 입장이 많이 다르다는 점이다.
미국은 이번 공동위 특별회기를 계기로 즉각 한미 FTA 개정협상에 들어가자고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급하게 서두를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달 24일 특별회기 개최 요구에 응한다는 답신을 통해 한미 FTA 발효 이후 효과에 대해 양측이 공동으로 객관적인 조사, 연구, 평가를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에 대해 논의하자"고 제의했다
아직 양국은 이번 공동위 특별회기에서 논의할 안건도 구체적으로 합의하지 못한 상태다.
산업부는 "한미 FTA가 발효 이래 5년 간 양국간 교역, 투자, 고용 등에 있어 상호호혜적인 성과를 거뒀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며 "한미 FTA 발효 이후의 효과에 대해 양측이 공동으로 객관적인 조사, 연구, 평가를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상품 부분에서는 이익을 보지만 서비스 부분에서는 적자를 보고 있고, 대한민국의 투자액도 훨씬 많다는 점을 충분히 제시하면서 국익 균형을 지켜내는 당당한 협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전문가들은 미국의 의지가 워낙 강해 결국 FTA 개정협상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 정부가 개정협상에 동의할 경우 미국은 양국 간 불공정 무역의 대표 사례로 자동차와 철강 부분에서 양보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분야는 미국의 대(對) 한국 무역적자의 약 80%를 차지한다.
미국 자동차업계는 연비 규제나 수리 이력 고지 등 한국의 여러 제도가 자동차 수출을 막는 비관세 무역장벽이라고 주장한다.
철강 역시 마찬가지 미국은 한국 철강업계가 '저렴한' 산업용 전기요금 등 정부 보조금 혜택을 누리며 원가 이하 가격에 제품을 덤핑하고, 중국산 철강을 우회 수출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투자자-국가소송제(ISD)와 반덤핑 관세 등 무역구제 남용, 한국이 적자를 보는 지식재산권과 여행 서비스 등 분야에서 양보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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