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가 인도서 몰락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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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진 기자
입력 2017-08-2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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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시그니처 버거 사진:맥도날드 ]

맥도날드는 20여년간 인도 패스트푸드 시장을 선도했다. 1990년대 중반 인도 문화에 맞게 소고기를 빼고 햄버거를 판매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인도 중산층이 급증하면서 패스트푸드 수요도 늘었다. 특히 뭄바이·방갈로르 등 주요 도시 내 맥도날드 매장 앞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그러나 최근 경쟁업체가 우후죽순 늘면서 맥도날드 매출도 뚝 떨어졌다. 버거킹·KFC 등 다양한 패스트푸드점들이 진출하고 차요스 등 차 체인점도 인기를 누리면서 선구자였던 맥도날드를 찾는 발길도 끊겼다. 또한 음식 배달 앱이 발달하고 할인 서비스도 확대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판매량이 급감한 맥도날드는 인도 메뉴를 업그레이드하고 인도 버전의 빅맥을 만들어내는 등 갖은 노력을 해왔다. 맥도날드는 현재 위치에서 벗어나고 네트워크를 재구축하기 위해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됐고 결국 현지업체와 결렬로 이어졌다.

맥도날드는 인도 현지업체 콘노트 플라자 레스토랑과 갈등을 겪다 매장을 철수하기로 했다. 양사는 22년간 관계를 끊고 170여개의 맥도날드 매장은 문을 닫는다.  콘노트 플라자 레스토랑은 인도에서 처음으로 맥도날드 매장을 관리한 회사다. 콘노트 플라자 레스토랑은 맥도날드 인도법인의 지분 50%를 소유하고 있다.

베리 섬 맥도날드 대변인은 "콘노트플라자가 계약 조건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관계를 끊는다"며 "로열티를 지불하지도 않고 필수사항도 지키지 않았다"고 해지 이유를 설명했다. 이로써 콘노트 플라자가 운영한 169개 맥도날드 매장이 문을 닫게 됐다. 이중 43 곳은 사업허가를 받지 못해 지난 6월 폐점됐었다. 다만 하드캐슬 레스토랑이 관리하는 매장 242개는 이번 계약해지와 관계없이 계속 운영될 예정이다.

맥도날드와 콘노트플라자 레스토랑 간 갈등은 오래전부터 지속됐었다. 맥도날드는 비크람 바크시 콘노트 플라자 매니징 디렉터를 부실 운영을 이유로 해고하려고 했다. 바크시 디렉터는 소송을 냈고 법원은 바크시 디렉터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 판결로 바크시 디렉터는 지난 6월 복귀했다. 맥도날드의 계약 해지로 콘노트 플라자 레스토랑은 라이센스 만료 이후 15일 내 맥도날드 브랜드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바크시 디렉터는 맥도날드가 억압적인 횡포를 했다며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 그는 "맥도날드의 조치는 인도 법적 시스템에 대한 직접적인 모욕이다"고 비난했다.

인도 패스트푸드업계 선구자였던 맥도날드는 이번 철수로 버거킹 등 경쟁업체에 고객을 뺏길 것으로 전망됐다. 압네쉬 로이 에델바이스증권(Edelweiss Securities) 애널리스트는 "맥도날드와 콘노트 플라자 레스토랑 간 싸움이 장기전이 됐다"며 "소비자들은 맥도날드 레스토랑의 부재로 도미노나 버거킹 등으로 발길을 돌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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