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 만리포해수욕장 앞바다에서 발생한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유출 사고 극복 10주년을 기념하는 '희망나눔 한마당' 행사가 지난 15일 충남 태안군 만리포해수욕장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안희정 충남지사, 지역 주민, 자원봉사자 등 30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2007년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유출 사고를 거론하며 "그때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검은 재앙이 덮친 이곳에 왔다"며 "당시 해양 전문가들은 원상회복까지 20년 이상 걸릴 것이라 했지만, 전국에서 온 123만명의 자원봉사자들과 모든 국민들이 힘을 합쳐 극복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0년이 지난 지금 방제작업을 위해 만든 작업로가 솔향기 가득한 생태 등산로로 탈바꿈했고, 충남 바다는 생명의 바다로 기적처럼 되살아났다"며 "이곳 태안에는 국민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이 자리를 빌려 충남도민, 태안군민 여러분과 전국의 자원봉사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깊은 경의를 표 한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해양안전과 생태환경 보호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깨끗한 바다를 지키기 위한 안전‧재난 관리에 더욱 힘쓰고 재난에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예보, 경보 시스템을 갖추겠다"며 초고속 해상재난안전 통신망 구축과 해양 재난, 재해에 대한 지자체-국가기관 간 협업 체계 구축, 전 해역의 통합관리 등을 약속했다.
충남의 최대 현안인 미세먼지에 대책에 대해서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한 달간 충남의 노후 석탄발전소 네 기를 포함해 전국 여덟 기의 발전소를 가동 중단을 지시했고, 그 결과 그 기간에 충남지역 미세먼지 농도는 지난 2년 평균치보다 15.4% 낮아졌다"며 "노후 석탄발전소 가동중단을 매년 봄철 정기적으로 시행하면서 폐쇄 시기를 최대한 앞 당기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충남의 하늘이 맑아야 서울의 하늘도 맑다"며 "현재 수도권으로 한정된 대기관리권역 지정을 충남권을 비롯한 전국으로 확대하고, 전국 미세먼지 배출량의 38%, 충남에선 35%의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장 미세먼지에 대한 총량 관리제를 도입해 충남과 대한민국의 공기를 깨끗하게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국내 미세먼지 문제를 더욱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길은 우리의 에너지를 깨끗하고 안전한 미래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의 동의와 참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지동희 해양환경관리공단 방재대응팀장(대통령 표창)과 박영남 재단법인 이천시 자원봉사센터장(훈장)을 비롯해 국응복 충남유류피해대책연합회장(훈장), 김영준 육군본부 육군소장(포장) 등 서해 기름유출 사건 수습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했던 이들에 대한 포상도 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10년 전 사고 당시 전국 각지에서 달려와 봉사활동을 한 수많은 자원봉사자 여러분에게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자원봉사 문화가 한 단계 더 성숙하고, 나눔과 배려 정신이 확산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태안을 '자원봉사 희망의 성지'로 선포하는 기념식에서는 10년 전 가족과 함께 자원봉사를 한 이영숙(59·여)가 자원봉사자 대표로 선언문을 낭독했다. 충남교향악단 오케스트라 공연과 합창, 태안 만대마을 강강술래 공연 등 축하공연이 펼쳐졌다. 기념식은 해양수산부가 주최하고 충남도가 주관한 이 행사는 서해안의 기적을 일궈낸 123만 자원봉사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17일까지 '함께 살린 바다, 희망으로 돌아오다'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사고 발생부터 극복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담은 '유류피해극복기념관'도 이날 개관했다. 만리포해수욕장에서는 사고 당시 사진과 물품을 전시하는 '희망 광장 및 거리전', 자원봉사자들이 참가하는 '희망나눔 걷기대회', '10주년 희망 콘서트' 등도 열렸다.
한상기 태안군수는 "10년 전 태안을 찾아주신 123만 자원봉사자와 전 국민의 희생과 성원에 힘입어 태안군은 예상보다 빠르게 사고 이전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다"며 "3일간 열리는 희망나눔 한마당 행사에 적극 참여해 성공적인 축제가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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