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북구노인복지관 어르신인형극단 '누림',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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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정하균 기자
입력 2017-11-02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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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째 인형극으로 문화소외계층에 공연 봉사

울산 북구노인복지관 어르신인형극단 '누림' 단원들. 단원들이 여섯번째 작품 '토끼와 자라' 연습에 한창이다. '누림'은 올해 노인의 날 기념식에서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사진=울산 북구청 제공]


"토끼의 간이 있으면 용왕님이 살 수 있단 말이오? 그런데 문어 대신은 토끼가 어떻게 생긴 줄 아시오?"

지난달 24일 오후 울산 북구노인복지관의 한 강의실. 6명 어르신들이 작은 강의실에 모여 실감나는 연기를 펼치고 있었다. 대사를 주고 받는 모습에서 노련함이 느껴졌다.

이들은 북구노인복지관 어르신인형극단 '누림'의 단원으로 벌써 10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다. '누림' 단원들은 요즘 여섯번째 작품인 '토끼와 자라'을 위해 매주 2회 모여 대본도 연습하고, 인형도 직접 만든다.

대본 연습에는 토마토소극장 손동택 대표가 함께 하며 어르신들을 지도한다. 띄어읽기부터 발음, 대사톤 등 손 대표의 꼼꼼한 지도 덕분에 인형극은 조금씩 완성돼 간다.

손 대표는 "어르신들이 인형극을 하면서 웃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지도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어르신들이 노년을 행복하게 보내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말했다.

북구노인복지관 어르신인형극단 '누림'은 지난 2007년 10월 창단했다. 현재는 김후남(67), 이경순(69), 이정순(72), 김춘화(73), 최복동(74) 할머니, 정칠용(80) 할아버지 등 6명의 어르신이 단원으로 활동하며 지역 곳곳에서 공연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단장을 맡고 있는 이경순 할머니는 "인형극 장비를 들고 장거리 이동을 할 때면 불편한 점도 많다"며 "하지만 유치원 아이들이 함성을 지르고, 양로원 노인들이 언제 또 오냐고 호응해 줄 때면 모든 어려움이 잊혀진다"고 말했다.

정칠용 할아버지와 김춘화 할머니는 부부 단원이다. 동화구연활동을 하던 김 할머니가 극단 창단 때 단원으로 들어오면서 할아버지도 함께 하게 됐다. "무슨 인형극이냐"고 하던 할아버지는 이제 극단의 터줏대감이 됐다.

이정순 할머니는 "처음 '미운 아기 오리' 공연을 무대에 올릴 때가 생생한데 벌써 10년이 지났다"며 "각종 대회에 참가해 상을 탔을 때, 인형극이 끝나고 무대 위에서 인사를 할 때는 더 없이 행복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극단은 제7회 부산국제연극제 10분 연극제 조직위원장상, 2016년 춘천인형극제 아마추어인형극 경연대회 특별상 수상 등의 경력이 있다.

"인형도 직접 만들고 연습도 하려면 힘든 게 사실이지만 공연을 하고 나면 우리가 즐거운 걸 어떻게 그만두겠어요. 우리의 공연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으니 우리도 더 열심히 해야죠. 예산 지원도 뒤따라 준다면 더 감사할 것 같습니다."(하하하)

'누림'은 지난달 31일 열린 울산시 노인의 날 기념행사에서 노인복지 향상에 기여한 공로로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북구 관계자는 "한정된 인원과 예산 부족으로 활동에 어려움도 있지만 단원간의 결속력을 바탕으로 꾸준히 인형극 봉사를 통해 1·3세대 통합은 물론 공연문화소외계층의 문화복지향상에 기여하고 있다"며 "노인의 사회참여 모델 중 성공사례로 자리잡으며 신노인상 구현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북구노인복지관은 연말 어르신인형극단 10주년을 기념한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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