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족 시대]일에 매몰되어 삶 잊는 게 열정? 대통령도 외친다 "일만큼 삶도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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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진 기자
입력 2017-12-27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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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 노동 증대와 인생가치 추구 트렌드가 만들어낸, 우리 사회의 가치 변화 "일과 삶의 균형"


일(Work)과 삶(Life)이 조화롭게 균형(Balance)을 이루는 상태를 말하는 워크 앤드 라이프 밸러스를 줄여서 위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라 한다. 몇 년 전부터 젊은층을 중심으로 소리소문없이 등장한 신조어다.
 

[사진=윤경진 기자]


◆'평생직장' 시대 막 내리자 워라밸족 등장

대기업 취업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정규직 전환이 신화 속 이야기라고 인정할 시기에 헬조선, 노답사회, 노오력만 강요하는 세상 등의 용어가 슬슬 나왔다. 세월이 지나면 월급이 상승하고 자동차 크기와 집 평수가 커지던 시기는 대한민국 고도 경제성장기가 꺾이면서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인식도 생겼다.

심심하면 나오는 과로사 뉴스와 지하철 비정규직 노동자의 사망사고 소식은 업무성과나 승진, 연봉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어차피 회사가 안정된 고용을 책임져주지 못한다면, 개인 생활을 우선시 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종합적 계산이 워라밸족을 만들었다.

그렇다고 워라밸족이 무계획적인 힐링만 찾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 시선이나 학습된 사회패턴 때문에 과도하게 중요시했던 안정된 직장에 대한 지위를 끌어 내리고 경제성장기에 상대적으로 소외 당했던 개인 삶의 중요도를 끌어올려 일과 삶 사이의 균형을 맞추자는 얘기다.

월급을 많이 줘도 야근이 잦거나 성과 위주 평가를 하는 회사는 워라밸족에게 좋은 회사가 아니다. 탄력적 업무환경으로 야근이 적고 수평적 조직 문화가 있는 곳이 좋은 회사다. 업무 생산성을 높여주는 복지, 눈치 안 보고 쓰는 휴가, 개인별로 이용하는 점심시간이나 강요없는 회식 문화까지 있으면 금상첨화!

◆야근 없는 회사 꿈꿔...워라밸족 잡으려면 채용시장도 변화해야

워라밸족의 좋은 회사 기준에 연봉은 뒷순위다. 돈보다는 자신을 위해 사용하는 시간이 더 소중하다는 뜻이다.
스트레스 없는 상태를 꿈꾸는 워라밸족은 단순하거나  큰 성과가 필요 없는 업무에서도 행복을 찾고 만족한다.
 

워라밸족은 구직활동시 연봉 보다는 야근 여부가 중요하다.[사진=픽사베이]


퇴근 후 보장된 저녁 시간은 커뮤니케이션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독서모임에 참여하는 등 취미활동을 공유하고 자기계발을 위한 강좌를 듣기도 한다. 지난 2016년 12월 취업포털 사람인은 구직자 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입사를 희망하는 기업의 연봉과 야근 조건'을 발표했다. 조사 결과 구직자 선호 직장은 '연봉 중간 야근 적은 기업(65.5%)', '연봉 낮음, 야근 없는 기업(22.8%)', '연봉 높음, 야근 잦은 기업(주말근무 포함)(11.8%)' 순이었다.

연봉보다는 야근 여부가 구직활동에 영향을 준다는 반응이다. 워라밸족의 등장이 짧은 이슈로 끝나지 않고 주류문화로 부상되면서 채용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일과 삶의 균형의 궁극적 목적은 효율적인 관리와 지속적인 성장에 있다. 워라밸족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선 회사는 직원이 즐겁고 주도적으로 일하는 환경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그만큼 회사 문화와 평판이 중요해지는 시기가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워라밸을 잘 지키는 회사로 미들웨어(middleware) 모니터링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제니퍼소프트를 말하는 사람이 많다. 제니퍼소프트는 자율적인 회사문화와 충분한 직원 복지로 유명하지만, 업계 1위를 달리는 경쟁력 있는 회사다.
 

'제니퍼소프트에서 하지 말아야 할 33가지'[사진=제니퍼소프트]


특히 지난 2013년에 공개된 '제니퍼소프트에서 하지 말아야 할 33가지'는 아직도 인터넷에 회자되면서 누리꾼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젊고 창의력 있는 인재를 영입하고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선 워라밸 문화를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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