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약을 상시 복용중인 만성질환자나 2년 내 치료이력이 없는 심근경색, 뇌출혈·뇌경색, 당뇨병 등 병력자, 5년 내 발병하지 않은 암 병력자도 오는 4월부터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6일 보험개발원, 생명·손해보험협회와 유병력자를 위한 실손의료보험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최훈 금융위 금융서비스 국장은 "실손은 3300만여명이 가입한 '국민 보험상품'으로, 국민 건강보험을 보완해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는 사적(私的) 안전망 역할을 한다"며 "고령화에 따라 만성질환이나 질병으로 치료받은 이력이 있는 국민이 늘면서 이들을 위한 실손 수요도 증가하고 있지만, 이같은 수요를 충족할 수 없어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령층의 의료비 보장을 위해 도입된 노후 실손 역시 일반 실손과 가입심사 항목이 동일해 사각지대 보완에 한계가 있다. 이에 금융당국과 보헙업계는 지난 한해 동안 태스크포스(T/F) 논의를 거쳐 새로운 유병력자 실손 상품을 마련했다.
그러나 보험업계는 당국이 추진하는 유병력자 실손이 유명무실한 대책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유병력자를 대상으로 보험료가 낮아 손해율이 악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유병자 실손 보험료과 손해율을 어떻게 계산한 건지 모르겠지만 너무 저렴한 것 같다. 보험사 입장에서 구색맞추기식으로 상품을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과거 박근혜 정부의 4대악 보험, 이명박 정부의 자전거 보험이 망한 것처럼 이번 유병력자 보험도 유명무실한 정책 상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어디인지 모르지만 한두 곳의 보험사가 먼저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 보험사의 손해율을 보고나서 업계에서 서로 눈치보며 상품을 출시할 것"이라며 "출시는 하는 데, 손해율 높아지면 보험료를 올려야하지만 보험사들은 당국 눈치 보느라 그렇게 할 수 없다. 지금 입장에서는 초반 반짝하다 사라질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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