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엔터프라이즈] 순위권 다투는 '삼성금융'…복잡한 지배구조가 약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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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8-01-2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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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생명 비금융사와 지분관계 복잡, 화재 지분은 14.98%뿐

  • 금융지주 중심인 타금융그룹과 달리 계열사 각자도생 상황

[사진=각 삼성금융계열사]


국내 최고 금융그룹을 얘기할 때 '삼성'을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삼성전자·물산이라는 계열사의 존재감이 너무 큰 탓에 삼성금융계열사를 과소평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금융계열사의 위상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지난 2016년 말 기준 삼성금융계열사 17곳의 자산 합계는 366조4427억원으로 신한금융그룹(396조원)과 KB금융그룹(376조원)과 비교해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 같은 기간 순이익 합계도 2조119억원을 기록해 신한(2조7748억원)과 KB(2조1902억원)를 바짝 뒤쫓는 수준이다.

신한·KB의 경우 은행의 자산·순익 기여도가 절반 이상임을 감안하면, 오히려 비은행 부문에서는 삼성금융계열사가 두 금융그룹을 압도한다. 삼성은 생명보험·손해보험·자산운용·선물 부문에서 각각 업계 1위를, 여신금융·금융투자 부문에서도 업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하위권 계열사를 구색맞추기 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다른 금융그룹과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 KB, 신한금융과 견줘도 손색없어

하지만 삼성금융계열사를 국내 금융그룹의 모범으로 삼기는 어렵다.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통합된 다른 금융그룹과 달리 삼성은 비금융계열사와의 지분 문제가 복잡하고, 금융계열사 내부에서도 정리가 미비하다. 여기에 그룹의 총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주도적으로 그룹을 이끌 수 없는 상황이 겹치면서 컨트롤타워 없이 각자도생에 급급할 수밖에 없는 상태다.

현재 삼성금융계열사의 지배구조를 보면 삼성생명은 삼성SRA자산운용(100%), 삼성자산운용(100%), 삼성카드(71.9%), 삼성증권(29.4%) 등을 종속·관계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그러나 삼성금융계열사 중 2인자로 꼽히는 삼성화재의 지분은 14.98% 보유에 그친다. 삼성생명에게 삼성화재는 대규모기업진단계열회사일 뿐이다. 삼성화재 입장에서 삼성생명과 한몸처럼 움직일 구체적인 이유가 없는 셈이다.

◆ 컨트롤타워 부재로 계열사 간 끈끈함 줄어

이 같은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삼성생명이 삼성화재의 지분을 대규모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길이 가장 빠르다. 가장 유력한 방안은 삼성생명이 삼성화재의 자사주 15.93% 인수다. 그러나 보험업법상 계열사 채권·주식 소유한도 규제 탓에 이를 실현하기 어렵다.

현행 보험업법에서는 보험사가 계열사가 발행한 채권 및 주식 소유 합계가 일반계정 총자산의 3%를 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현재 삼성전자를 비롯해 계열사 주식과 채권 보유 규모가 총 자산의 2.99%에 달한다. 삼성화재의 자사주를 대규모로 매입해 지배력을 확대하기는 어렵다.

이 같은 지배구조에도 불구하고 삼성금융계열사가 큰 충돌 없이 각자 사업을 영위할 수 있었던 것은 미래전략실이 그룹 전체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2월 미전실 해체 이후 이같은 역할이 많이 약해진 상황이다.

실제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양사가 모두 접근할 수 있는 제3의 보험 시장을 놓고 물밑에서 경쟁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삼성금융계열사가 삼성전자 지분을 일부 매각해야 하는 문제를 놓고도 아직도 답을 찾지 못한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은 금융권에서 가장 복잡한 지분 구조를 가진 그룹"이라며 "오너의 상속 문제와 여러 법안이 맞물려 단순화시키기 매우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사진=각 삼성금융계열사, KB금융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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