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무역 적자가 9년래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보호 무역주의 기조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특히 중국에 대한 무역 적자가 전체 규모의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양국 간 무역전쟁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상무부가 6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한 지난 1년간의 무역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연간 무역적자는 5660억 달러(약 614조 5062억 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보도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첫 해 미국 무역적자가 12.1% 증가하면서 2008년 이래 최고 수준을 보였다"며 "2014년 이후 무역적자가 매년 조금씩 확대되고 있지만 지난해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상품·서비스 무역적자는 전달 대비 5.35% 증가한 531억 달러(약 57조 6506억 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수입은 2조 9000억 달러(약 3148조 5300억 원) 규모였지만 수출은 2조 3000억 달러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부문별로는 서비스 부문이 2440억 달러(약 264조 9108억원)의 흑자를 냈다. 반면 수입 자동차 등의 증가로 인해 무역은 8100억 달러(약 879조 4170억 원)의 적자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무역적자 해소에 줄곧 매달려 왔지만 최대 무역적자라는 성적표가 나오면서 향후 각국 무역 불균형 문제를 거론하는 보호 무역주의를 기조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는 11월 치러지는 의회 중간 선거는 사실상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을 갖고 있는 만큼 하반기까지 무역 정책 관련 압박을 계속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에 대한 무역적자가 큰 폭으로 늘어난 만큼 향후 양국 간 무역 전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 정부는 이미 지난달 말 중국 등에서 수입되는 태양광 패널에 대해 긴급 수입 제한 조치(세이프가드)를 내렸다. 수입산 태양광 패널에 대한 세이프가드가 발동한 것은 16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 기업의 지적 재산권 침해 관련 제재 발동도 검토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미 행정부의 대(對)중국 무역 보복이 임박했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웬디 커틀러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6일 뉴욕에서 열린 아시아 소사이어티 주최 포럼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를 받고 있는 초강경파 인사"라며 "지재권 침해 등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만큼 대중국 조치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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