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에서는 임지훈 대표를 시작으로 박성훈 카카오 최고전략책임자(CSO) 겸 로엔 대표, 박종환 카카오모빌리티 이사가 연이어 사임했다. 카카오는 플랫폼 경쟁력 강화 및 다양한 서비스 간 시너지를 위해 여민수, 조수용 신임 공동대표 체제를 출범시켰다.
카카오가 2016년 인수한 로엔 역시 카카오발(發) 조직개편에 휩싸이면서 기존 대표들이 모두 물러난 상태다. 2007년부터 로엔의 대표를 맡아 음악 콘텐츠 서비스 '멜론'을 시장 1위로 끌어올린 신원수 대표는 지난해 10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당시 신 대표는 "대의를 위해 스스로 물러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직원들은 납득하기 어려운 분위기였다.
이후 로엔을 단독으로 맡게된 박성훈 대표가 넷마블 대표로 자리를 옮기면서 업계의 의혹은 더욱 커졌다. 박 대표는 로엔 인수에 핵심 역할을 했으며, 카카오에서도 CSO를 겸직하면서 10억 달러의 해외 투자를 유치하는 등의 성과를 낸 인물이다. 1조 8700억원에 로엔 인수를 진두지휘한 그가 단독 대표 취임 4개월만에 퇴사하는 것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1위 이동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이 음악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로엔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SK텔레콤은 지난 1월 31일 SM, JYP, 빅히트와 함께 하반기 신규 음악플랫폼 출시를 발표했다. SK텔레콤의 유통 사업을 맡을 예정인 아이리버는 2월 SM엔터테인먼트의 음원 유통권을 양수한다고 공시했으며, NHN벅스로부터 고음질 음원 서비스사 '그루버스'를 인수하는 등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로엔의 조직 리스크가 장기화 될 경우 오랜 시간 바뀌지 않았던 국내 음악 시장 구조에 큰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나오는 대목이다. '내우외환(內憂外患)' 상황에 처한 로엔 입장에서는 조직 리스크를 최소화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멜론의 455만 유료가입자 중 절반이 훨씬 넘는 수치가 SK텔레콤 가입자라는 소문이 있다"면서 "SK텔레콤이 제대로 된 음악 서비스를 시작할 경우 국내 1위 음원 업체인 로엔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로엔은 오는 23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카카오M'으로 사명을 변경할 예정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