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아베 일본 총리와의 미일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방식으로 비핵화를 달성할 경우 북한에는 밝은 길이 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북미 정상회담이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도록 무엇이든지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몇 주 후에 한반도 비핵화 논의를 위해 김정은과 만날 것이며 북한과 세계를 위한 엄청난 일이 될 것”이라며 “남과 북 두 나라가 함께 안전하고 번영을 누리며 평화롭게 지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도 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가 지난 1일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비핵화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을 타진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성공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나타낸 것이다.
북한과의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협의 과정에서 9개월에서 1년 사이 단기적인 비핵화 요구를 북한이 수용할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은 핵탄두를 장착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 9개월에서 1년간의 개발 기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이전에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길 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성공을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고까지 강조한 것은 회담 성공에 대한 의지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나타낸다.
전일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에서 휴전체제를 종전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공개한 것도 회담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종전선언을 비롯한 평화체제 구상은 북한이 검증 가능하고 되돌이킬 수 없는 완전한 비핵화를 북한이 수용할 경우에만 논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과거 정부의 북한 비핵화 실패 사례를 거론하며 제재 해제를 너무 일찍 했다면서 이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강조해 왔었다.
이날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 및 공동 방위에 있어 전임 정부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최대 압박 작전은 북한이 비핵화를 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아직까지 미국의 단기적 비핵화 요구를 완전히 수용하지는 않고 검토 중인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취소 가능성을 거론하며 압박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에서 "회담이 성공적이지 않고 성과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면 가지 않을 것"이라며 "회담이 열려도 성과가 없다면 정중하게 떠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융통성(flexible)은 있을 것"라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융통성은 보일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지만 북한이 단기 완전 비핵화 방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회담을 열지 않을 것이고 회담이 성사되더라도 구체적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협상을 실패로 규정하고 물러나겠다고 강조하면서 압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대화 국면에서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지만 회담을 실패로 규정하는 것은 곧 시리아 공습과 같은 군사 개입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이 단기적인 완전 비핵화 방안을 수용하지 않아 회담이 실패할 경우 군사 행동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김 위원장을 만난 폼페이오 국장은 지난 12일 미 상원 인준 청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실패에 대비한 군사 옵션을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힌바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회담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비핵화 요구 수용을 압박하는 것으로 아직까지 북한의 단기적 완전 비핵화 방안 수용까지는 갈 길이 남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