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4일 개최되는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중국 주식시장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월드컵이 열리는 기간만 되면 증시가 부진해서다. 심지어 '월드컵 저주'라는 단어가 있을 정도다.
중국 초상(招商)증권은 최신 연구보고서에서 중국 증시에 존재하는 '월드컵 저주' 현상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94년부터 2014년까지 20년간 모두 6차례 열린 월드컵 기간 상하이종합지수 흐름을 살펴보면 총 4차례 하락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기간엔 유동성 부족으로 상하이종합지수가 15% 폭락하며 3000선에서 2400선으로 주저앉았다.
보고서는 월드컵 기간에 투자자 집중력이 분산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월드컵 기간엔 기관투자자들도 월드컵 승자를 연구하는 데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 이로 인해 중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전체 증시도 월드컵 기간엔 부진한 경우가 많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하지만 이보다 중국 주식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건 계절적 요인이다. 중국 증시엔 본래 '오궁육절칠번신(五窮六絶七翻身)'이라는 말이 있다. 매년 5~6월만 되면 시장이 조정장을 겪다가 7월 되면 다시 상승곡선을 탄다는 뜻이다. 그만큼 5~6월 중국 증시는 '춘궁기'다. 반기말 결제 등으로 자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시장에 '돈줄'이 마르는 데다가 정책적 호재도 부재하기 때문이다. 세간에서 말하는 중국 증시의 월드컵 저주는 사실상 계절적 요인 때문으로 볼 수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여기에 올해는 미국 금리인상, 이탈리아 정치불안, 미·중 통상 갈등 등 악재가 겹치며 중국 증시 하락 가능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그나마 예고된 호재는 중국 본토주식인 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지수 편입 정도다.
다만 보고서는 월드컵 개최 기간이 '춘궁기'이긴 하지만 투자할 만한 종목은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맥주를 비롯한 식음료 업종주다. 보고서에 따르면 브라질 월드컵이 열렸던 지난 2014년 6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기업인 알리바바 타오바오몰의 한달 맥주 판매량은 전달보다 6배 넘게 뛰었다. 전년도와 비교해서는 10배 가까이 급증했다. 보고서가 칭다오맥주, 옌징맥주 등을 수혜주로 점찍은 이유다.
월드컵 공식스폰서 종목도 수혜주로 꼽힌다. '유로2016' 공식스폰서 업체로 선정된 중국 가전기업 하이센스는 유로 2016 개최 기간 TV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65% 급증하며 전 세계 출하량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올해 러시아 월드컵 공식스폰서에 선정된 중국 기업인 중국 부동산재벌 완다(萬達), 스마트폰기업 비보, 유제품 기업 멍뉴(蒙牛) 등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이 밖에 월드컵이 열리는 국가로 관광객도 늘어나는만큼 여행 관광주도 눈여겨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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