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주TV '이수완의 국제레이더'입니다.
우르지트 파텔 인도중앙은행(RBI) 총재가 임기를 9개월 남겨놓고 10일 돌연 사임했습니다. 그는 "개인적인 사유로 현직에서 물러난다'고 사임 이유를 밝혔으나 그동안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통화정책을 두고 갈등을 빚어온 인물이라 인도에서 중앙은행 독립성 침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파텔 총재의 사임은 인도중앙은행의 다음 이사회를 불과 나흘 앞두고 나온 것으로, 금융 시장과 정부는 큰 충격을 받은 모습입니다. 특히 미.중간 무역 전쟁과 국내 경제 불안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던 인도 루피화는 '파텔 쇼크'로 급락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BBC는 파텔 총재가 주요 금융정책을 결정하는 RBI 이사회 회의를 불과 나흘 앞두고 그만둔 것은 정부에 대한 ‘저항의 표현’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내년 5월 총선에서 재집권을 노리는 모디 총리와 인도국민당(BJP)이 단기적 경제 성과를 내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와 중소기업 대출 완화 등을 요구해왔으나 파텔 총재는 이런 압박을 거부해온 것입니다. 그는 루피화 가치 하락을 막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긴축 정책을 펼친 인물 입니다. 지난 6월과 8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씩 인상한 RBI는 정부 요구와는 반대로 지난 5일 이사회에서도 기준금리 6.5%로 동결한 바 있습니다.
파텔 총재의 사임으로 모디 정부는 파텔보다는 덜 매파적인 인물을 RBI 수장에 앉힐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정부 뜻대로 인도의 기준 금리도 인하될 수도 있다고 외신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모디 정권이 중앙은행과의 싸움에서 이겼을지 몰라도,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훼손되면서 투자가들의 신뢰는 무너지고 있습니다.
캐나다 칼튼 대학의 비벡 데헤자 (Vivek Dehejia) 경제학 교수는 파텔 총재의 사임에 대해 “단기적으로 정치적 이득이 있을 지 몰라도 이는 장기적으로 경제정책 신뢰에 막대한 타격을 입힐 것이다"면서 "이날은 인도와 튼튼한 경제에 비극적인 날이다"라고 트위터를 통해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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