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농어촌] 작년 800개 신품종 '꽃' 로열티 10년새 절반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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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곤 기자
입력 2019-02-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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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진청, 국산 프리지어 점유율 2.9%에서 60%로 높여

  • 수요 많은 꽃 중심 개발…경쟁력 높이고 시장 활성화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화훼 품종을 연구하고 있다. [사진 = 농촌진흥


졸업과 입학 시즌 가장 많이 사용하는 꽃은 뭘까. 바로 노랗고 커다란 꽃잎이 인상적인 '프리지아'다. 유행가 가사에서도 종종 등장하는 프리지아는 재배가 어렵지 않고, 꽂이꽃으로 출하하는 기간이 짧아 특히 활용도가 높다.

이 프리지아는 2008년 이전에만 하더라도 거의 모든 종을 수입에 의존했다. 종자를 수입해 국내에서 재배하고 키운 뒤 판매한 것이다. 2008년 기준 프리지아의 국산 품종 보급률은 2.9%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8년을 기점으로 프리지아의 국산 품종이 점차 증가하기 시작했다. 2015년 49.8%까지 치솟은 국산 품종 비율은 지난해 60.4%로 절반을 넘어섰다. 농촌진흥청 화훼과는 1999년부터 프리지아 신품종 연구를 추진해 2003년 육성한 '샤이니골드' 품종을 시작으로 46품종을 개발했다.

◆국내 화훼생산 감소는 둔화, 수입량은 늘어…우수 품종 개발로 활성화

농진청에 따르면 2017년 화훼생산액은 전년 대비 1.0% 증가하고, 재배면적은 8% 감소했다. 꽂이꽃의 재배면적은 줄어드는 반면 고온에 따른 작황부진으로 가격은 높아진 것이다.

하지만 화훼 수입은 증가세다. 화훼 수입액은 2010년 4474만4000달러에서 2013년 5110만3000달러, 2017년에는 6536만1000달러로 높아졌다. 국내 화훼 시장은 위축된 반면 수입에 의존하는 추세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위축된 화훼산업 회복을 위해 부정청탁금지법 완화나 화훼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진청은 국내외에서 수요가 많은 꽃의 경우 우수 품종을 개발해 경쟁력을 높이고, 향기나 기능성을 활용할 수 있는 신분야를 개척해 혹여 침체될 수 있는 화훼 시장을 다시 활성화 시킬 방침이다.

◆지난해 800개 품종 개발…10년 새 로열티 절반 이하로

농진청은 특히 품종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5년 347개 품종을 개발한 데 이어 2010년 560개, 지난해에는 무려 800개의 국내 품종을 개발했다.

농진청 관계자는 "특히 수입량에 의존하는 장미와 국화, 거베라, 난, 포인세티아 등은 해외에 지급하는 로열티도 상당하다"며 "국산 품종 개발로 로열티가 크게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실제 2005년 120억원에 달했던 화훼 로열티는 2010년 85억1000만 달러, 2015년 55억8000만 달러로 줄었고, 2017년에는 46억3000만 달러까지 내려갔다.

농진청이 개발한 국산 품종으로 접목선인장은 100% 국산 대체 효과를 얻었다. 1980년대 말부터 시작한 품종 개발이 드디어 성과를 나타낸 것이다. 나아가 선인장의 경우 세계 시장에서도 약 70%의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김원희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화훼과장은 "미국, 네덜란드, 일본, 호주 등 30여 나라로 국산 품종 선인장을 수출하고 있다"며 "주력 시장인 미국과 유럽 시장의 호황으로 조만간 누적 수출 1억 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프리지아는 전체에서 60.4%가 국산으로 대체됐고, 국화는 32.1%, 포인세티아 32.3%, 글라디올러스 30.2%, 장미 30%, 거베라 26.7%, 난 18.2%, 칼라 15.5%, 나리 9.0%, 카네이션 1.9% 등 시장 점유율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농진청 관계자는 "화훼과에서 현재 신품종을 육성하고 있는 11개 품목은 평균 32.4%의 보급률을 나타내고 있다"며 "화훼는 다른 작목에 비하여 재배하고 있는 품종수가 많고 트렌드에 민감하기 때문에 작목별로 국산품종 보급률이 40% 정도 되면 성공적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국산 화훼 품종. [사진 = 농촌진흥청]


◆노란색 장미 '옐로우 썬'…연인 이벤트로 인기

농진청에서 개발한 주요 우수 품종 가운데 장미 '옐로우썬'은 밝은 노란색 바탕에 잎 가장자리를 중심으로 붉은 노을이 든 화색을 가지고 있다. 꽃 모양이 우수한 중·대형 장미로 어느 꽃과도 잘 어울려도 꽃꽂이웨딩용으로 많이 이용된다. 특히 기존 빨간 장미의 이미지를 탈피해 연인에게 이벤트하기 좋은 꽃으로 인기가 높다.

호접란 '리틀프린스'는 관상용으로 관심을 모은다. 백색 바탕의 꽃잎에 가운데가 연분홍색인 미니품종으로 키는 20㎝ 정도로 작지만 1개의 꽃대에서 약 20송이의 꽃이 달리고 꽃 수명이 3개월 정도 유지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심비디움 '해피데이'는 높은 가격으로 수출길에 올랐다. 꽂이꽃 수명이 27일 정도로 다른 품종 14일보다 2배 정도 길어 수출용으로 적합하다. 특히 일본에 수출돼 인기를 끌면서 꽃대 한 대당 최고가가 4597원에 거래된다. 국내에서 거래되는 외국 품종인 '양귀비'의 2214원보다 2배 이상 비싼 가격이다.

익숙한 국화의 경우 병충해에 강한 품종 '백강'이 있다. 국화에서 큰 문제 병인 흰녹병 저항성이 있고, 꽂이꽃 수명이 30일 이상이다. 또 꽃잎이 잘 안 떨어지는 성질이 있어 유통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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