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2018년 PC가격 동향 ]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주력 사업 중 하나인 폴리카보네이트(PC) 업황이 지난해 4분기 바닥을 찍었다. 제품 판매가격과 수출량 모두 하락곡선을 그리며,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이로 인해 양사의 작년 4분기 실적 역시 크게 나빠진 상태다. 올해 PC 사업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미·중 무역 분쟁’ 결과 등에 의해 크게 좌우될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4일 한국무역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작년 4분기 PC 수출가격은 평균 t당 2510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년도 동기(t당 2881달러) 대비 t당 371달러나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수출량은 15만36t으로 직전년도(14만5178t)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주요 수출국가인 중국만 놓고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작년 4분기 중국 수출 단가는 t당 2314달러로, 전년 동기(t당 2918달러)보다 t당 604달러 줄었다. 4분기 수출 물량도 5만7924t으로, 전년(7만2091t)대비 1만4167t 쪼그라들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중국 간 관세 경쟁에 중국 업체들의 PC 공장 증설 움직임이 맞물리며 업황이 급격히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수소비 둔화로 인해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PC의 원료로 사용되는 비스페놀A(BPA) 가격 역시 주춤하는 양상을 보였다. BPA는 2017년 11월 말 가격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것)가 급등한 이후, 초강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4분기 급락했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방 수요 시장인 PC의 공급과잉으로 (PC 가격이) 하락하며 BPA 가격 또한 하락 압력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실적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LG화학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2895억5900만원으로, 전년 동기(6149억8100만원) 대비 52.9% 쪼그라들었다. 롯데케미칼의 4분기 영업이익 역시 1016억500만원으로, 직전년도 같은 기간(7164억9800만원) 보다 85.8% 줄었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현재 각각 연간 17만t, 11만t의 PC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자회사인 롯데첨단소재 역시 24t의 연간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PC 시장의 전체적인 업황은 ‘미중 무역협상’ 결과에 따라, 크게 좌우될 거라는 전망이 주를 이룬다. 최근에는 미·중 무역 분쟁이 화해 무드에 접어들면서,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중국에 대한 PC 제품 수출 비중이 특히 높다”며 “중국에서 이를 생활가전, 밀폐용기, 물통 등으로 가공해 전 세계로 수출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중 무역 분쟁 종결로, 중국의 대외 수출량이 늘어나면 그만큼 PC 시장서 국내 업체의 중국 수출도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희철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미중 무역합의 시, PC를 비롯해 고부가합성수지(ABS) 등의 분야에서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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