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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성냥마을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은 인천광역시와 함께 ‘2019년 인천 민속문화의 해’ 사업으로 인천시 동구 배다리마을에 있던 옛 동인천우체국 자리에 배다리성냥마을박물관을 15일 개관했다.
올해는 인천 민속문화의 해로 인천광역시와 국립민속박물관은 지역 문화를 조사 연구하고 지역의 가치를 새롭게 정립하는 사업에 나서고 있다. 2016년 국립민속박물관의 도시 민속조사에서 시작한 배다리성냥마을박물관은 배다리마을에 있었던 우리나라 최초의 성냥공장인 조선인촌주식회사(1917년 10월 4일 설립)에 의미를 두고 개관했다. 개막 전시인 ‘신 도깨비불! 인천성냥공장’에서는 우리나라에 성냥이 도입된 후 성냥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성냥으로 인한 사람들의 생활 변화상을 소개한다. 전시는 인천광역시, 인천광역시 동구, 국립민속박물관이 참여했다.
‘배다리’는 일반적으로 배를 일정한 간격으로 늘어놓고 그 위에 판재를 걸쳐 만든 주교지만 인천광역시 동구에 위치한 배다리마을은 작은 배가 드나들던 곳으로 금창동과 송현동 일대를 가리킨다. 이곳은 개항 이후 일본인들에게 밀려난 조선 사람들이 모여 살던 곳으로 현재는 헌책방 거리로 알려져 있고, 마을 내에 다양한 예술 활동이 펼쳐지고 있다.
배다리성냥마을박물관이 들어서는 인천광역시 동구 금곡로 19는 2016년까지 동인천우체국이 자리한 곳으로 배다리마을 주민이 소식을 주고받던 사랑방과 같은 역할을 했다. 일제강점기 이곳은 인천부 본정 4정목 7번지로 조선인촌주식회사가 있던 자리로 회사 이름에 포함된 인촌은 당시 성냥을 일컫는 말로 ‘도깨비불’을 의미한다. 불을 얻기 힘들었던 그 시절, 한 번의 마찰로 불이 일어나는 문화적 충격으로 생겨난 말이다. 조선인촌주식회사는 신의주에 제재소를 둬 성냥에 필요한 나무를 얻는 등 우리나라 성냥공장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조선표, 쌍원표, 삼원표 등을 대표 상표로 하는 이 회사는 인천 노동운동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됐고, 배다리 주민들의 부업과 연계되는 등 배다리마을과 함께해 왔다. 이 회사는 6·25 전쟁 이후 문을 닫게 됐고, 이후 이 공장 주변으로 성냥 제조 기술자와 기계 등이 퍼져 대한성냥, 한양성냥, 고려성냥 등이 들어서면서 우리나라 전역으로 퍼져 각 지역에 성냥공장이 들어서는 계기가 됐다.
박물관 명칭은 인천광역시 동구에서 주민들의 공모를 통해 지어졌다. 현재 일제강점기에 있었던 조선인촌주식회사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지만 배다리마을 주민이 기억하고 있는 우체국을 남겨두기 위해 이곳에서 사용했던 숙직실과 금고를 살려 전시 공간으로 활용했다.
전시 관계자는 “100년 전 도깨비불로 다가왔던 성냥이 주었던 의미가 이 전시를 통해 배다리성냥마을박물관이 배다리마을 주민의 사랑방 같은 역할을 이어가길 바란다”며 “첫 전시주제가 성냥으로 시작됐지만 이 박물관이 배다리마을에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 배다리마을 주민들의 이야기가 담기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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