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2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에 대한 조사를 왜 시작하게 됐는지, 이 결정이 트럼프 대선 캠프를 염탐한 구실이 됐는지를 특검을 통해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것(조사)이 트럼프 캠프를 들여다 보려는 계략이었을까?”라며 “그건 모르겠지만 이제부터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 역시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났을 때 러시아 스캔들 수사의 배후를 조사해야 한다면서 정치적 공세를 예고했다.
뮬러 특검 보고서에 기대를 걸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까지 고려하던 민주당은 당혹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러나 민주당은 4월 2일까지 특검 보고서를 전면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한편 바 장관과 뮬러 특검을 청문회에 소환할 수 있다며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또 현재 진행 중인 트럼프 대통령의 비위 혐의에 대한 의회 차원의 조사를 이어가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계속 압박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비위를 물고 늘어지는 민주당의 이런 전략이 통할지에 대해서는 회의론이 적지 않다. 미국 언론은 민주당의 전략이 정쟁 혹은 정부 발목잡기라는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트럼프 진영은 민주당과 일부 언론을 마녀사냥을 주도한 악당으로 그리면서 뮬러 특검 결과를 2020년 대선 승리를 위해 무기로 활용할 태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뮬러 보고서의 전면 공개도 개의치 않는다면서, 떳떳하다는 자세를 부각시키고 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에서 깜짝 승리한 뒤 자신의 당선 가능성을 배제하던 미국 언론과 비평가들을 향해 맹공을 펼쳤던 것과 같이, 자신에게 러시아 스캔들 혐의를 씌우던 미국 언론과 정적들을 향해 공세를 강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공세는 2020년 11월 대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봤다. 또 이 전략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데 훌륭한 효과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정이 이렇자 민주당에서는 2020년 대선 승리를 위해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벤 맥애덤스 민주당 하원의원은 “뮬러 특검 보고서 공개를 통해 바 장관의 서한이 사실인 것으로 드러날 경우 민주당은 러시아 스캔들에 연연하는 대신 미국의 현안을 해결하는 쪽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