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더해 대출금리 변동은 주택시장을 위협하는 또 다른 변수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예컨대 대출금리 상승기에 빚 내서 집을 산 이른바 '하우스푸어'를 포함한 차주들의 이자상환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저금리 시대에는 단기차익을 노린 시중자금이 지나치게 몰리기도 한다.
1일 시중은행 등에 따르면, 현재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최고 5% 수준에 이른다. 지난 2월 KB국민·신한·우리·NH농협 등 주요 은행들이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일제히 0.02% 포인트 올린 데 따른다.
과거 부동산 열기는 주담대의 급증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8년 12월 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전달 은행의 주담대 누적잔액은 607조9000원에 달한다. 작년 한 해에만 총 37조8000억원이 늘었고, 2017년(37조2000억원 증가) 대비 증가폭도 커졌다.
당장 금리는 변동기와 마주하며 수요자들 입장에서는 리스크 예측이나 관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집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매물로 내놓는 과정에서 몸값도 대폭 떨어질 수 있다. 이런 분위기는 시장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전문가들은 올해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했던 갭투자의 역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2~3년 전세보증금을 레버리지로 활용한 갭투자가 크게 늘었는데, 이 물량의 재계약 시점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대출마저 어려운 집 주인으로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의 피해도 늘어날 전망이다. 다음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전세보증금 상환을 미루는 이른바 '버티기'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금의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값 약세는 저금리와 기대심리에 부풀려져 있던 가격에서 거품이 빠지며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인 평균회귀 현상"이라며 "금리 변동기에 대출규제가 지속되면서 당분간 시장의 개선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대출이 많은 다주택자들 쪽에선 급매물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대출, 세금, 금리 등이 맞물린 시기이므로 시장 흐름을 잘 살펴봐야 한다"면서 "금리는 여전히 높지 않아 매도자들의 경우 금융비가 다소 부담되더라고 버티는 이들이 더 많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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