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추월했다. 3년 내 구글에는 매우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이다. 올해는 글로벌 진출 신호탄을 쏘겠다. 이미 해외 통신기업들과 손을 잡았다.”
토종 앱마켓 ‘원스토어’를 이끌며 구글플레이 독점 시장에 도전한 이재환 대표를 16일 경기도 판교 본사에서 만났다. 국내 앱마켓 시장은 구글이 75%가량을 점유, 독과점 상태다. 원스토어가 15%, 애플 앱스토어는 10%에 불과하다.
하지만 초기 목표는 달성했다. 애플을 앞질렀고, 구글 점유율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7월 이후 원스토어의 게임 부문 매출이 크게 증가, 9월 이후 애플 매출을 역전했다”며 “80%를 점유하고 있던 구글도 70%대로 끌어내렸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던진 승부수가 적중한 것이다. 파격적인 수수료 인하 정책이 효과를 봤다. 이 대표는 “구글과의 본격적인 경쟁을 위해 기존 30% 수수료를 20%로 인하했다. 또 자체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는 앱 개발사는 수수료를 5%까지 낮췄다”고 설명했다.
실제 2018년 3분기부터 이 같은 정책을 시행한 원스토어는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정책 발표 직전(2018년 2분기)과 대비해 올해 1분기 유료결제자가 2.1배 증가했고, 게임거래액은 1.7배 증가했다. 게임 부문 매출도 지난해 4분기엔 분기 사상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
거래액이 많은 만큼 입점게임 역시 양적으로 증가했다. 이 대표는 “수수료 인하 정책 이후 넥슨의 피파온라인4, 이펀의 삼국지m 등 대형게임이 신규 입점했다”며 “이어 오크, 검은강호, 마피아시티 등 인기게임이 연달아 들어왔다”고 말했다. 특히 구글플레이 5위 게임인 신명도 지난해 입점, 향후 대작게임 기대치를 높였다.
이 대표는 “이제 구글과 동시에 출시되는 게임은 매출 부분에선 50대 50으로 비슷한 수준”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다만 “리니지와 같은 대작 게임이 입점되지 못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며 “대형 게임사의 대작을 원스토어로 유인하는 것은 아직 숙제”라고 말했다.
◆연임 성공, “2022년까지 앱마켓 시장 3분의1 차지”
이 대표는 올해 초 연임에 성공했다. 제2기 원스토어 대표 자리도 그의 몫이 됐다. 3년간 원스토어를 더 이끈다. 파격적인 수수료 인하 정책에 대한 합격점을 받은 것이다. 그는 “이제 시장 점유율 33%가 목표다. 충분히 가능하다. 대작 게임 1~2개를 꼭 유치할 것”이라며 “향후 3년 내 2022년까지 앱마켓 시장의 3분의1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원스토어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와 네이버가 뭉쳐 2016년 만들어진 토종 앱마켓이다. 여기에는 이 대표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경쟁이 치열한 이통 3사 간 협업은 쉽지 않았지만, 덩치를 키운 구글에 대항하기 위해선 ‘통합’만이 방법이었다는 것.
SK텔레콤 출신인 이 대표는 2013년부터 3년이라는 경쟁사 설득 기간을 거쳐 원스토어 합작사를 설립했다. 이통3사와 네이버는 그에게 초대 대표를 맡겼다. SK텔레콤과 네이버가 주주사로 참여하고, KT와 LG유플러스는 공동사업자로 참여했다. 그 결과 현재 원스토어는 회원수 4700만명에 연 거래액 규모만 5000억원 이상이 됐다. 이 대표의 효과다.
◆해외 시장 눈독, “구글 대항 위해 글로벌 통신기업 일어난다”
그는 이제 눈을 해외로 돌린다. 이통3사 통합, 파격적인 수수료 인하에 이어 이번에는 해외시장 진출이란 또 다른 도전을 시작한다.
이미 삼성 스마트폰에 설치된 갤럭시스토어를 통해 진출로도 확보했다. 전 세계로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삼성전자와 협력, 갤럭시스토어 내 원스토어 입점 게임을 포함시킨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10월부터 갤럭시스토어에 진입하게 됐다”며 “글로벌 진출은 올해 하반기부터 미주를 시작으로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외 유망 통신사들과의 사업 제휴도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구글에 대항하기 위해 최근 플랫폼 사업을 함께 하자는 글로벌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며 “하반기 중 글로벌 통신사와의 협력을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향후 20~30개국 진출을 목표로 내걸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유망 콘텐츠 ‘e북’ 집중, “원스토어 북스 스튜디어 통해 상생 생태계 구축”
5G(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시대 콘텐츠 활성화에도 나선다. 이 대표는 “5G와 직접 연관된 프로젝트는 없지만, 콘텐츠 활성화를 위해 원스토어 스토리 공모전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원스토어 북스 스튜디오 플랫폼을 통해 길을 열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게임 외 유망분야로 손꼽는 콘텐츠가 ‘e북’이기 때문이다. ‘원스토어 북스 스튜디오’를 오픈해 웹소설, 웹툰 장르에서 작가와 플랫폼이 함께 성장하는 상생 생태계를 만들어 간다는 게 이 대표의 또 다른 목표다. 이미 스토리 공모전을 통해 800편 이상의 웹소설 콘텐츠도 탄생시켰다, 향후엔 영상 콘텐츠로의 확장까지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더해 도서를 읽어주는 ‘오디오북’ 서비스도 시작, 플랫폼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이 대표는 “심은 대로 거둔다. 지금은 게임앱 시장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수익 극대화가 아닌 상생에 집중할 때”라며 “수수료 구조를 혁신한 것처럼, 글로벌 진출 시에도 길을 열어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 이재환 대표는 누구? >
- 1965년 서울 출생
- 전 SK텔레콤 뉴미디어전략실장
- 전 SK플래닛 사업개발실장
- 전 SK플래닛 디지털콘텐츠사업본부장
- 전 엔트릭스 대표
- 현 원스토어 대표이사
< 원스토어 역사는? >
- 2009년 9월 T스토어 출시
- 2010년 10월 안드로이드 플랫폼 지원 시작
- 2011년 11월 SK 텔레콤에서 SK플래닛으로 사업 이관
- 2013년 10월 안드로이드 전용 스토어로 정책 변경
- 2014년 11월 통신 3사 앱스토어 협력계약 체결
- 2015년 5월 통신 3사 스토어 통합
- 2016년 3월 원스토어㈜설립, SK플래닛에서 원스토어㈜로 사업 이관
- 2016년 6월 원스토어(통신3사+네이버스토어) 론칭, 네이버 검색링크 원스토어 연결
- 2017년 8월 고객적립프로그램 잼(GEM) 신설
- 2017년 9월 원스토어 2.0 개편
- 2018년 7월 앱 유통 신규 정책 발표(수수료 최대 5%로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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