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한글 소설이라고 배워온 '홍길동전'의 저자가 허균이 아닐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러한 문제 제기는 이전부터 심심치 않게 등장했습니다. 허균의 제자였던 이식의 '택당집'에는 "균이 홍길동전을 지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이를 근거로 허균을 홍길동전의 지은이로 여겨왔습니다.
허균은 초당 허엽의 막내아들로 태어났습니다. 허엽은 선조 때 집권세력이었던 동인의 우두머리였던 인물로, 높은 벼슬에 오를 만큼 정치적 영향력이 상당했습니다. 명망이 높은 아버지를 두었지만 허균에게는 열등감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가 첫째 부인이 아닌 둘째 부인에게서 난 서얼이었다는 점입니다. 허균의 외할아버지가 예조참판으로 조정 대신이었음에도 서얼에 대한 차별이 존재했습니다.
이 열등감이 허균의 일생을 지배했습니다. 본인 능력에 대해 확신이 있었고 정치적 야망도 컸지만, 서얼이라는 신분 탓에 언제나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용이 되고 싶었지만 이무기일 수밖에 없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했습니다. 유교적 관습에 따르지 않고 승려, 기생들과 어울리고 자유롭게 행동했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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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허균·허난설헌 기념관'[사진=홍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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