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감독원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GS건설 등 5대 건설사들은 올해 1분기 경영실적(삼성·현대·GS는 연결기준, 대림·대우는 이달 30일 실적 발표 예고로 추정치)이 모두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영업이익은 모두 지난해 1분기보다 감소했다.
먼저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1분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2조9950억원) 대비 2.6% 감소한 2조9180억원을 기록했다. 또 영업이익은 1040억원으로 전년(1580억원)에 비해 34.2% 급감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매출은 준공이 임박한 인프라·플랜트 프로젝트 여파로 하락세를 보였다"며 "영업이익은 해외 건설 사업장에서의 일회성 비용을 반영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물산 실적 하회는 호주 로이힐 광산 프로젝트와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소 프로젝트로부터 비롯됐다. 1분기 이들 프로젝트의 국제중재 판결로 700억원 규모 일회성 비용이 고스란히 실적에 반영된 것이다.
게다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감가상각비 증가로 350억원 규모의 적자가 발생한 점도 실적 둔화 원인으로 작용했다. 일회성 비용과 바이오로직스 적자를 합한 손실 규모만 1000억원이 넘는다.
현대건설은 1분기 매출이 3조8777억원으로 전년 동기간(3조5382억원) 대비 9.6%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052억원을 기록, 전년(2185억원)보다 6.1% 줄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쿠웨이트 알주르 LNG 터미널 공사, 사우디아라비아 우쓰마니아 에탄 회수처리 시설 공사 공정 본격화 등 중동 대형 프로젝트와 국내 주택 현장 호조세가 매출 증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다만 영업실적은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올해 2분기 이후 매출 성장, 해외 부문 수익성 개선으로 안정적 실적을 유지할 것"이라 설명했다.
실제로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주택 부문의 경우 자체사업 비중이 하반기 40%까지 늘어 원가율도 81%까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플랜트 부문 원가율도 95%까지 개선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1조4000억원 규모의 카타르 루사일 고속도로 공사기간이 연말까지 연장된 점은 올 한해 현대건설 실적에 잠재적 부담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평이 나온다.
GS건설은 지난 1분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3조1275억원) 대비 16.8% 하락한 2조602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1% 감소한 1910억원에 그쳤다.
GS건설 관계자는 "매출 감소는 해외 부문 사업 대부분이 마무리된데 따른 것"이라며 "영업이익의 경우 작년 1분기 사우디에서 설계 변경으로 발생한 비용을 1800억을 돌려 받은 일회성 요인, 올해 1분기 700여억원의 성과급 지급이 반영 등 여파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역시 GS건설의 이번 1분기 영업이익 축소가 일회성 환입 요인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 또 작년 매출 증대에 큰 역할을 했던 UAE 루와이스 정제공장(RRW) 사업이 마무리된 점도 매출 둔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오는 30일 실적 공시 발표를 앞두고 있는 대림산업과 대우건설도 전망이 썩 밝지 않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1분기 매출액 2조8360억원, 영업이익 248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증권업계는 올해 1분기 대림산업 매출이 전년 대비 21~24%, 영업이익이 22~30%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대림산업 실적 주요 변동 요인은 해외 플랜트 수주 부진, 국내 주택사업 위축 정도로 볼 수 있다"며 "건설업계 전반적으로 분양 사업장 축소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대림산업 역시 전년 대비 주택사업 매출,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는 대우건설의 경우 올해 1분기 매출액이 2조원대 초반을 갓 넘기고, 영업이익은 1200억~1300억원 정도에 머무를 것으로 내다봤다. 작년 1분기 대우건설은 매출 2조6530억원, 영업이익 182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같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작년 1분기보다 23~30%가량 낮은 것이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주택건축 부문이 대우건설 전반 실적을 견인해왔는데, 지난 2015년 이후 분양 공급이 4만가구에서 지난해 1만4000가구까지 줄면서 실적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며 "다만 플랜트·발전 부문의 경우 모로코 사피, 사우디 자잔 등 주요 해외 프로젝트가 순차적으로 마무리돼 향후 점진적으로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은 있다"고 분석했다.
이렇게 5대 건설사들의 실적이 신통치 않은 것은 국내 주택 사업을 토대로 한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특히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 기조가 유지되면서 분양 사업장이 대폭 축소된 탓이 크다.
게다가 해외 사업 모멘텀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점도 이들 건설사의 실적 부진에 한몫 하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건설사들이 적극적으로 주택 사업에 나설 수 있는 시장 토양이 형성돼 있지 않은 것이 문제"라며 "또 해외 건설의 경우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고 있어 중동 일대에서의 수주가 여의치 않고, 중국 등 경쟁국의 약진도 대형 건설사에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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