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새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이 원내대표는 1차와 2차 투표 모두에서 우위를 점했다. 이 후보는 결선 투표에서 총 투표수 125표 가운데 76표를 받아 49표를 받은 김태년 후보를 이겼다. 1차 투표에서는 54표를 받아 노웅래 후보(34표), 김 후보(37표)에 우위를 점했다.
이 원내대표의 당선은 소속 의원들이 이해찬 대표 ‘원 컬러’로 총선을 치르는 것을 부담스러워 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총선의 경우 보다 개혁적인 색깔을 보여줘야 하는데 이 대표와 가까운 김 후보 대신 이 원내대표를 선택했다는 해석이다.
이 원내대표는 당 주류와는 거리가 있다. 86그룹의 선두주자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의장을 지냈고, 정치권에 입문한 뒤엔 고(故)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정치적 행보를 함께해 왔다. 그런 만큼 다른 결의 목소리를 추가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 원내대표는 ‘개혁적’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진보적 길을 걸어온 그는 스스로를 ‘견결’하다고 표현한다. 다만 원내대표가 된 만큼 보다 유연한 자세를 견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 원내대표는 “원칙에 집착했던 만큼 놀라울 만한 유연성도 발휘하겠다”며 “원내대표 협상이 무능해서 총선에서 발목 잡혔다는 얘기, 절대로 나오지 않게 하겠다”고 공언했다.
당청 관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원내대표는 출마선언 당시 “당청 관계에서 당의 주도성이 지금보다 높아져야 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민주당의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됐던 만큼 이 원내대표의 역할에 관심이 모이는 부분이다.
이 원내대표의 첫 역할은 장외로 나간 자유한국당을 논의 테이블로 불러들이는 일이다.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와 각종 노동입법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진보꼰대’의 오명을 벗고 유연한 자세로 한국당과 협상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인지 판가름할 첫 시험대다.
이 원내대표는 충북 충주 출생으로 서울 구로갑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3선(17·19·20대) 의원이다. 학생운동의 상징적 인물로 전대협을 결성해 1기 의장을 맡았다. 86그룹의 맏형 격이다. 김근태 전 의장과 정치적 행보를 같이 했고,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일원으로 활동했다.

국기에 경례하는 김태년-이인영-노웅래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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