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판 노크귀순] 삼척항 관할 23사단, 상황 보고 받고 군인 한명 보내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정래 기자
입력 2019-06-19 17:3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지난 7일 실시된 23사단 '주민신고 상황조치' 야간훈련 '쇼'로 전락

  • 23사단 초동조치분대, 이미 해경 경비함이 북한 어선 예인한 뒤 도착

  • 정경두 장관 질타에 이진성 8군단장 '해상 경계작전 실패' 수접에 적어

육군 8군단 소속 23사단이 북한 목선이 작전 지역인 삼척항 입항한 사실을 인지한 후에도 해당 지역에 최초 단 한명의 군인만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인민복과 얼룩무늬 전투복 등을 착용한 북한 선원 4명을 태운 목선이 관할 작전지역인 삼척항 방파제에 정박하고 부두에 접안하는데도 '깜깜이'였던 것도 모자라, 상황이 발생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절차에 따라 초동조치분대조차 즉각 출동시키지 않은 것이다.

삼척항에 설치된 CCTV 확인 결과, 북한 목선은 지난 15일 오전 6시 24분쯤 부두에 정박했다. 이후 오전 6시 54분쯤 해경 순찰차가 처음 출동하고 20여 분 뒤에는 해경 경비함이 도착했다. 이후 오전 7시 38분쯤 해경 경비함이 북한 어선을 줄로 연결한뒤 예인해 항구를 빠져나갔다.

 

북한 어선이 삼척항 내에 정박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



이 때까지도 23사단 초동조치분대의 모습은 CCTV에 없었다. 23사단 소속 군 트럭은 해경이 출동한 지 1시간 정도가 지난 시점, 해경 경비함이 이미 북한 어선을 예인한 뒤에 현장에 도착했다. 23사단 초동조치분대가 늑장을 부리는 동안 북한 선원들은 주민들과 아무런 제지없이 접촉했다. 

통상적으로 23사단은 주민신고를 받는 등 상황발생시 해안소초에서 상황을 전파하는 안내방송을 실시한다. 동시에 생활관에 있던 초동조치분대 장병들은 신속하게 각자의 장비를 챙겨 차량으로 현장에 즉각 출동한다. 이 과정에서 장병들은 각자가 맡은 상급부대와 유관기관에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파한다.

23사단은 지난 7일 불사조연대 장병들 중심으로 '주민신고 상황조치' 야간훈련을 실시했다. 해안경계작전 저해요소와 대민 사고를 극복하기 위한 임무수행 일환이었다. 이날 역시 위와 같은 메뉴얼대로 작전을 진행했다.

당시 이계철(육사 46기) 23사단장은 "우리는 언제, 어떠한 상황에서도 스스로 판단하고, 조치할 수 있도록 실전적인 훈련과 전투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자화자찬했다.


 

지난 5월 13일 육군 23사단장으로 취임한 이계철(오른쪽) 소장이 이진성 육군 8군단장으로부터 부대기를 건네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이계철 소장은 지난달 13일 23사단장으로 취임했다. 취임사에서는 "상시 능력과 태세를 갖춘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사단, 지역 유관기관과 더불어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 최정예 철벽부대를 육성하는데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계철 소장은 정작 실제 상황이 발생하자 북한 목선이 정박한 삼척항에 상황파악을 한다며 단 한명의 군인만을 보냈고, 5분 대기 성격의 초동조치분대는 늑장 출동으로 유명무실해졌다.  

이진성 8군단장은 이날 오전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주재한 '2019 전반기 전군지휘관회의'에서 정 장관의 북한 어선 '노크 귀순'에 관한 모두 발언 내용을 수첩에 받아 적으면서 '해상 경계작전 실패'라고 썼다. 이날 회의에서 정경두 장관은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엄정하게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19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열린 전군지휘관회의에서 이진성 8군단장이 정경두 국방부장관의 모두 발언을 필기하고 있다. 수첩에 '해상경계작전 실패'(빨간 줄)가 적혀 있다.[사진=연합뉴스 ]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