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의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수입맥주.[사진=조아라 수습기자]
“일본 맥주요? 손님들은 꾸준히 찾던데요”
일본, 아일랜드, 벨기에… 초등학교 운동회 당일 걸린 만국기처럼 편의점 맥주 냉장고에는 여러 국가의 국기에 열을 맞춘 수입맥주들이 즐비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본격화된지 벌써 11일이 지났지만, 특히 일본 맥주에 대한 인기는 여전했다.
11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천 주변 반경 700m 내 편의점(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미니스톱)을 들러 일본맥주 불매운동 분위기를 살펴봤다. 청계천 주변 상권은 SK, 한화, 롯데 등 주요 대기업이 밀집해있고 종로 학원가와 청계천 나들이객 덕분에 가볍게 한잔을 즐기는 맥주 소비자들의 수요가 큰 지역이다.
이날 청계천 주변 편의점 10곳을 둘러본 결과, 일본 맥주를 찾는 손님이 줄어든 것이 피부에 와닿는다는 점주나 아르바이트생은 없었다.
종로3가의 CU편의점 점주는 "불매운동과 상관없이 일본 맥주를 먹던 사람들은 꾸준히 일본 제품만 찾는다"고 말했다. 종각역 인근에서 세븐일레븐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도 "오히려 일본 맥주가 해외 맥주 중에서 가장 인기"라며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피부로 느끼지 못한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특히 '4캔에 만원' 등 편의점에서 진행하는 수입맥주 할인행사가 특히 '일본제품 불매운동'까지 잠재우는 마력을 보유한 것으로 보였다. 대학생인 유재민(24) 씨는 "학원 수업이 끝나고 친구들과 맥주를 사서 청계천으로 간다"며 "수입맥주 할인을 받으면 한 캔에 2500원에 살 수 있어 평소 먹던 일본 불매 운동을 신경쓰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청계천 주변에서는 이처럼 일본맥주의 매출 감소가 미미했지만, 편의점 전체에서는 일본맥주를 찾는 손님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상권을 제외하고 전국적으로 일본 불매운동에 대한 여론이 더욱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지난 6월 마지막주(6/21~30일)에 비해 지난주(7/1~10) 일본 맥주의 매출은 14%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산맥주 판매량이 6.3% 감소한 것에 비하면 2배 넘게 일본 맥주를 찾는 사람이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CU 편의점에서 국산맥주를 찾는 사람은 3.5% 늘었다. 반면 일본 맥주 매출은 18.6% 감소했다. 미니스톱 역시 일주일 사이 일본 맥주를 찾는 사람이 15% 줄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