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근대골몰단팥빵은 삼송빵집, 반월당고로케와 함께 대구 ‘빵지순례’ 관광코스에 속한다. 빵 안에 앙금을 넣는 대신 직접 끓인 팥을 넣어 당도가 낮고, 설탕도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등 옛날 제빵 방식을 도입했다. 단팥빵의 단백한 맛이 입소문이 나면서 프랜차이즈 제의도 많이 들어왔지만, 직영점만 운영 중이다. 회사 몸집을 키우기보다 빵의 균일한 맛을 지키기 위한 정성휘 홍두당 대표의 고집 때문이다.
정 대표는 “대구에서도 풍년제과, 황남빵 같은 특산품을 만들고 싶었다. 어르신들의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젊은 친구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메뉴로 대구를 대표하는 관광상품을 만들고자 했다”며 “근대골목 박물관에서 역사를 공부하면서 인테리어를 경성시대 콘셉트로 잡고, 벽지와 노래를 입혔다. 최대한 옛날 방식을 도입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구에서 나고 자란 뒤 미시간주립대학교에서 외식산업학(Food Industry Management)을 전공했다. 호텔관광학 교수였던 아버지는 아들이 학자의 길을 걷길 바랐지만, 정 대표는 빵집을 운영했던 어머니의 길을 이었다. 부모님은 외식업을 하더라도 빵집에는 발을 담지 말라고 만류했지만, 그를 막을 수는 없었다. 반대를 무릅쓰고 탄생한 홍두당은 현재 22개 직영점에서 140여 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10억원을 기록했다.
정 대표는 “영화 ‘인턴’을 보면 70세 인턴이 취업해 경험에서 나온 조언을 하는 모습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빵은 맛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기술자가 중요한데, 어르신들은 노하우가 있었고, 젊은 친구들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며 “(세대가 다르기 때문에) 갈등도 많다. 이럴 때 회식 자리를 만들면 'OB' 분들이 ‘누구야 일로 온나’ 하고 술 한 잔 기울이면서 앙금을 푼다. 큰 공장에서 공장장까지 하셨던 70대 직원은 어린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일하는 것이 재밌다고 한다. 젊은 직원들은 이분들께 얻을 것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홍두당의 목표는 진화하고 있다. 처음에는 대구 특산품 만들기에서 시작했지만, 인천공항에 입점하면서 외국인들에게 ‘국가대표 단팥빵’을 소개할 수 있게 됐다. 공항에 2호점까지 내면서 기내식 납품도 계획했는데, 이제는 아마존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에게 대구 근대골목단팥빵을 소개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그는 “인천공항에 입점하고, 기내식에까지 납품할 수 있다면 국가대표 단팥빵 아니냐. 더 큰 목표를 갖자면, 완제품으로 된 빵이나 팥을 아마존에서 팔고 싶다”며 “혼자서는 하기 힘들기 때문에 협동조합 형태를 생각하고 있다. 아마존 판매를 통해 단순한 프랜차이즈가 아닌 세계적인 외식‧식품회사를 만드는 것이 꿈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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