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 시장 분석 보고서] 워라밸 확산에 폐업 노래방 늘었다

1991년 국내에 노래방이 처음 등장한 이후, 지난해 노래방 등록 건수가 가장 적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직장인의 회식 감소와 여가의 개인화로 노래방 수요가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됐다.

KB금융그룹은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노래방 현황 및 시장여건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의 노래방 수는 지난 5월 말 기준 3만2796개로, 2011년(3만5316개)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신규 등록된 노래방 수는 766개로 창업이 가장 많았던 1999년의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올해도 1~5월 간 새로 등록된 노래방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315개) 대비 20개 줄어든 295건에 불과했다.

반면 폐업이나 휴업, 등록 취소로 시장에서 이탈한 노래방 수는 지난해 1413개로, 2015년 이후 증가세다. 올 1~5월 영업을 중단한 노래방은 1년 전(295개)보다 2배 이상 증가한 657개였다.
 

[자료=KB금융]

1인 가구가 증가하며 2015년 이후 빠르게 늘어난 '코인노래방'도 지난해부터 성장세가 둔화하기 시작했다.

상호에 '코인' 또는 '동전'이 들어간 노래방의 신규 등록 건수는 2012년 17개에서 2017년 778개로 급증하며, 노래방 전체 신규 등록 건수의 61%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신규 등록이 409개로 급감했고, 올 들어 5월까지 137개로 줄었다. 올 5월 말 기준 전국의 코인노래방 수는 2839개다.

국내에 노래방에 처음 문을 연 것은 1991년 4월 부산 동아대 인근에서였다. 1980년대 일본에서 대중화한 노래방이 지리적으로 인접한 부산으로 처음 건너온 것이다.

이후 노래방은 큰 인기를 끌며 국내에 생긴 지 2년 만인 1993년 전국에 2만여곳이 운영됐다. 1999년 3월엔 노래방 영업시간 제한이 없어지고, 오후 10시 이전 청소년 출입이 가능해지면서 연간 8000개 이상이 신규 등록했다.

최근 들어 노래방 수요가 줄어든 것은 회식 문화가 변화했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문화 확산 등으로 회식이 감소한 데다 술을 마시더라도 일찍 귀가하는 문화가 퍼졌다는 것이다.

또 커피전문점이나 당구장, 스크린골프, 복합쇼핑몰 등 노래방을 대체할 수 있는 시설이 증가한 점도 노래방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지난 4월 기준 커피전문점과 당구장은 2016년 8월 대비 각각 1만8807개, 1673개 증가했다. 과거에 없었던 업종인 실내 스크린 골프연습장 수는 지난 4월 기준 4665곳이다.

보고서는 "노래방 업자들은 주 52시간제 시행 등 외부환경 변화에 능동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상권에 대한 분석을 기반으로 특화 서비스 도입 등 잠재 고객을 유인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보고서는 'KB 자영업 분석 보고서'의 두 번째 시리즈다. 어려움이 커지는 국내 자영업 시장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 기관의 공공데이터와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의 상권분석 서비스를 기반으로 분석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