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 전 한국을 향해 방위비 분담금 압박을 높이던 발언을 되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우리는 그들(한국)을 82년 동안 도왔지만 정작 우리는 아무것도 받은 게 없다. 우리는 사실상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며 "그들은 전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지불하기로 합의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에는 최근 한국을 향한 불만이 녹아있다는 게 CNN의 분석이다. 북한이 미사일 도발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억지하는 것은 한국의 역할이며, 한국이 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명의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북한의 점증하는 공격을 억제하는 데 한국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며 분개하고 있다(fuming)고 전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실험에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으로 일관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불만을 한국으로 돌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 연구원은 "한미 동맹은 한국전쟁의 도가니에서 피로 맺어진 것"이라며 "한미 동맹의 모토인 '같이 갑시다'는 '함께 간다'는 것이지, '충분한 돈을 받아야 함께 간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요구를 한국에 하면 한미 동맹을 훼손하는 퍼펙트 스톰(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이날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걱정하지 않는다"고 대처하면서 협상의 지렛대를 잃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필요하게 지렛대를 포기함으로써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어서도록 장려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워싱턴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 박정 선임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 레드라인을 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과도하게 추켜세우고 자신의 대북 외교를 지나치게 성공적이라고 홍보하면서 정작 스스로는 코너에 몰리고 있다"며 "이는 김 위원장에 지렛대를 주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레드라인을 넘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생각을 드러내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양보를 내놓으라고 몰아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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