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중 트윗 통해 北친서 내용 공개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 위원장은 내게 보낸 친서에서 한미 연합 훈련이 끝나는 대로 협상을 재개하길 원한다고 했다"며 "긴 친서였는데 그 중 많은 부분은 터무니없고 돈이 많이 드는 훈련에 대해 불평하는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거리 미사일들을 시험 발사한 데 대한 작은 사과(a small apology)로서, 한미 훈련이 종료되면 시험 발사도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핵 없는 북한이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나라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너무 머지않은 미래에 김 위원장을 보길 원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전날 뉴저지 주 베드민스터에 있는 자신의 골프클럽에서 여름휴가에 돌입한 트럼프 대통령이 휴가 중에 다시 한 번 친서 내용을 공개한 것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의미를 축소하고 실무협상이 곧 재개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뜻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잇따라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단거리 발사체고 아주 일반적인 미사일인 만큼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북한의 발사가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 단거리임을 강조했었다.
◆20일 한미훈련 종료...8월 말 협상 가능성 주목
북·미 정상은 당초 지난 6월 30일 '판문점 회동' 당시 2∼3주 후에 협상을 개최하기로 했지만 지금까지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북한이 5번째 미사일 발사가 이뤄지면서 긴장이 높아지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양국의 톱다운식 '친서 외교'가 북·미 간 실무협상 개최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한미 연합훈련이 끝나는 이달 말께 북·미 정상회담이 현실화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미 양국은 11일부터 20일까지 열흘간 연합지휘소 본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김 위원장이 '훈련 종료시 미사일 발사도 멈출 것'이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 북한이 추가 미사일 발사를 단행할 수 있는 만큼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일부 비관론도 나온다.
한편 김 위원장의 친서를 공개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낸 데 대해 관심이 쏠린다. 한미 훈련에 대한 김 위원장의 불만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터무니없고 돈이 많이 든다(ridiculous and expensive)'는 표현을 언급함으로써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 개시를 앞두고 한국을 압박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대선 후보 시절부터 '안보무임승차론'을 거론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일본 등 동맹국들의 방위비 분담금을 100%까지 늘리겠다고 강조해왔다. 최근에는 "한미 양국이 국방비 분담 계약을 갱신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했으며 한국이 실질적으로 더 많은 돈을 지불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반대 입장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편을 드는 것처럼 보였다"며 "이는 미국 안보라는 관점에서 동맹이 엄청난 이익을 가져준다고 생각하는 많은 전문가를 경악하게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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