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은행 경영실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4대 은행의 펀드 판매 수수료는 전년 동기 대비 3.75%(92억원) 감소한 236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최근 파생결합증권(DLF) 파동 중심에 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펀드 수수료 수입이 각각 550억원과 6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56%(90억원), 6.89%(40억원) 늘어났다.
신한과 국민은행의 펀드 판매 수수료는 550억원과 64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84%(22억원), 23.80%(200억원) 줄었다. 수수료이익은 은행 비이자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각 은행이 강화하고 싶어 하는 부분이지만, 신한·국민은행은 올 상반기 악화된 주식시장을 고려해 펀드 판매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타 금융 그룹에 비해 은행 비중이 높은 우리·하나은행은 DLF 등 펀드 판매를 늘리면서 수수료 수익 확대에 나섰다. 올 상반기 금융그룹 기준 우리·하나금융의 순이익 가운데 은행 비중은 각각 97.7%, 85.8%에 달했다. 지난해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하면서 비은행 부문을 강화한 신한금융(67.0%)이나 손해보험, 증권, 카드 등 전반적으로 탄탄한 비은행 부문을 지닌 KB금융(71.7%)과는 다른 상황이다.
이 같은 이자이익 약화 국면에서 이제 막 금융지주사로 전환한 우리은행과 올해 구 외환은행과의 화학적 결합에 성공한 하나은행은 계열사를 통한 비이자이익 포트폴리오 확대가 여의치 않자, 펀드 판매 등 자산관리(WM) 위주의 은행 내 비이자이익 포트폴리오 확대전략을 구사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은행은 총 4012억원, 하나은행은 3876억원 규모의 DLF를 판매했다. DLF는 상품구조상 판매금액의 1%를 판매수수료로 차감한다. 단순 계산으로도 DLF를 판매해 우리은행은 40억원, 하나은행은 38억원 규모의 펀드 판매 수수료 수입을 얻은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의 이자수익 중심 사업구조에 대한 당국과 여론의 비판이 거세고, NIM을 중심으로 한 이자수익 한계에 직면하자 글로벌 사업 확대, 비이자이익 포트폴리오 조정 등으로 수익 방어에 나선 것”이라며 “은행은 신탁, 펀드, 방카 등 수수료 수익과 외환·증권 등 트레이딩 수익으로 비이자이익을 얻기 때문에 각각 전략에 따라 펀드 비중을 늘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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