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중국의 자신감이 부러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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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19-09-0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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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각) 미국과 중국이 앞서 예고한대로 추가 관세폭탄을 주고받으면서 무역전쟁이 한층 격화했다. 단기전에선 경제적 타격을 받았던 중국이 장기전으로 갈수록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연일 가중되는 미국의 공세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락가락’ 행보에도 강경하고 일관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일각에선 중국이 오히려 더 긴 싸움도 준비하고 있다고 예상한다.

사실 중국의 이런 자신감엔 믿는 구석이 있다. 중국 경제는 무역보다는 14억 소비자를 기반으로 한 탄탄한 내수 경제의 힘을 받고 있다. 중국의 수출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불과하다. 대규모 감세와 비용 절감 등 부양책 강화로 내수가 살아나면 무역전쟁으로 인한 중국의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미국의 관세 부과에 중국 수출이 타격을 입긴 했지만, 중국의 올해 상반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여전히 6.3%로, 중국 지도부가 설정한 목표 구간에서 한치의 벗어남도 없다.

반면 미국 경제는 갈수록 흔들리고 있다. 미국 비영리 기구 미·중무역전국위원회(USCBC)가 최근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과 거래하는 미국 기업 81%가 올해 미·중 무역 갈등이 중국 내 사업 운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73%보다 상승한 것으로, 작년보다 올해 무역전쟁으로 타격을 받았다고 느끼는 미국기업이 더 늘었다는 뜻이다.

중국의 ‘지구력’은 항상 ‘먼 미래’를 대비하는 장기적인 경제정책 전략에서 비롯된 것이다. 중국은 국가의 굵직한 정치·경제 전략을 세울 때, 짧게는 10년, 길게는 100~200년 후를 목표로 한 장기계획을 세운다. 중화민족의 '백년 목표(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인 2021년까지 샤오캉 사회를 건설하고, 신중국 건국 100주년인 2049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도약하겠다는 목표)',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중국제조2025' 등이 대표적이다.

국가 체제 특성이 서로 다른 탓도 있겠지만, 다음 정권 교체를 의식해 제대로 된 장기계획조차 세우지 못하는 우리 정부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우리 정부는 일본의 갑작스러운 대(對)한국 수출규제에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을 뿐더러 여야 간 정쟁은 나날이 격렬해지고 있다. 장기적 대비는커녕 단기적 대책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공세에도 흔들리지 않는 중국의 자신감이 부러운 이유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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