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지난 24일 오전(한국시간) 진행된 한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의 질문을 독식하며 '외교 결례' 논란에 휩싸인 것과 관련해 사실과 다르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25일 논평을 통해 "'한미정상회담에서 17개의 질문, 외교 결례'라는 기사들에 대해서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고 대변인은 "무엇이 외교 결례인지 묻고 싶다"며 "'질문 수가 결례'라고 한다면 외교에 대한 상식이 없는 것이고, '질문 아닌 질문'을 포함시킨 거라면 '사실 왜곡'이라고 밖에 할 말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24일 한미정상회담의 모두 말씀과 질의 응답은 전 세계에 생중계 되었다"며 "생방송으로 지켜보신 분들은 오히려 어떻게 해서 17개라는 숫자가 나왔는지 의아해 하실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해당 질의응답의 스크립트는 백악관 홈페이지에 그대로 기재가 되어 있고, 누구든 쉽게 해당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13일 오전 서울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22일부터 26일까지 미국 뉴욕을 방문해 유엔총회에 참석하고 방미기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 대변인은 "하지만 몇몇 언론에서는 '제재를 어디에서?', '목소리를 크게 해달라', '다시 말해주십시오', '어디에서?', '계속 말씀 하십시오'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답에 기자가 재차 질문한 것들을 전체 질문수에 포함시켰다"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의 질문을 제대로 듣지 못해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에서 물었던 것들"이라고 반박했다.
또 "다른 주제의 질문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되물었던 것들까지 질문 숫자에 포함시켰다"고 지적했다.
고 대변인은 마치 17가지 다른 주제의 질문이 쏟아졌던 것처럼 제목을 쓰는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며 "이번 UN총회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은 수많은 나라와 정상회담을 했고, 다른 정상들과의 만남에서도 수많은 질문공세를 받은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결례를 당한 것이라면 수많은 다른 정상들 또한 모두 결례를 당한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정해진 시간을 넘겨 65분 동안 회담을 진행했으며, 장소 또한 우리 측 숙소에서 이뤄졌다"면서 "또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뒷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가장 마지막시간으로 회담일정을 잡았다고 말했다"고 했다.
고 대변인은 끝으로 "대한민국의 외교는 국제무대에서 어느 때보다 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외교를 폄훼하는 왜곡보도를 당장 멈춰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현지시간) 미국 뉴욕 인터콘티넨털 바클레이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해당 논란은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4일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진행한 때에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답변을 독점하면서 제기됐다.
양국 정상은 이날 오후 문 대통령이 머무른 인터콘티넨턴 바클레이 호텔에서 만나 각 5분씩 모두발언을 진행했다. 이어 비공개 회담으로 들어가기 직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이때 '김정은과의 3차 정상회담은 진행될 것이냐', '총기규제 계획을 발표할 것인가', '바그다그에 떨어진 미사일이 지역 긴장을 고조시키나' 등 질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답변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질문 독점'은 꾸준히 외교 결례 논쟁으로 이어졌다. 지난 4월 11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개최된 한미정상회담 당시에도 29분간의 모두발언에서 14개의 질문을 독차지했으며, 지난해 5월 한미정상회담 때는 트럼프 대통령이 36분간 기자회견을 진행해 문 대통령과의 단독회담이 계획보다 10여 분 단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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