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는 16일 경기동부보훈지청·용인시의회와 공동으로 1919년 당시 용인 3․21만세운동에 참가했던 원삼면 일대 미서훈 독립운동가 20명의 포상을 국가보훈처에 신청했다.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지방의회가 협업해 독립유공자에 대한 포상을 신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포상 신청은 시가 ‘3․1만세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8월 경기동부보훈지청과 용인 3․21만세운동을 공동 조사하던 중 처인구 원삼면 주민센터 문서고에서 일제가 남긴 수형인 명부를 찾아내면서 시작됐다.
이 명부엔 당시 만세운동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태형 90대를 맞은 20명의 독립운동가의 기록이 남아있다. 이들의 죄명은 ‘보안법위반’, 형의 명칭은 ‘태 90’, 즉결청명은 ‘용인헌병분대’로 기록돼 있다. 또 성명, 생년월일, 주소, 출생지, 직업, 판결연도일 등이 상세하게 남아 있어 독립유공자 포상을 신청하게 된데 결정적인 증거자료가 됐다.
이와 관련 백군기 시장과 박용주 경기동부보훈지청장, 이건한 시의회의장은 16일 시청 컨퍼런스룸에서 이같은 내용의 신청서에 공동으로 서명하고 국가보훈처에 신청했다.
백 시장은 “나라를 되찾기 위해 고초를 치른 선열들을 100년이 지나서야 깊은 문서고에서 깨워드려 송구한 마음”이라며 “20명의 독립운동가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릴 수 있도록 경기동부보훈지청과 용인시의회가 함께 노력해 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용인 3․21만세운동은 1919년 3월21일~4월2일 용인군 전역에서 1만3200여명이 참가한 지역 최대의 독립운동으로 35명이 희생됐고, 140명이 부상 ․ 500명이 투옥됐다. 이 가운데 21명은 지난 1990~2006년 독립유공자 포상을 받았다.
원삼 좌항리 고개에선 황경준, 최상근, 김은주, 이은표 등 200여명이 만세를 불러 용인의 만세운동에 불을 지폈다. 이들이 집결한 원삼면사무소엔 좌항리, 가좌리 등에서 수백명의 주민이 합세했고 백암으로 이동하던 중 일본헌병의 사격으로 해산됐다.
원삼 만세운동의 불씨는 3월29일 수지 머내로 번져 그 열기를 이어갔다. 이에 정부는 지난 3월1일 3․1절 100주년을 기념해 머내만세운동에 동참한 15명의 독립운동가에 대통령 표창을 했다. 원삼면 유공자들은 3개 기관 협업을 통한 기록 발굴로 이번에 포상 신청이 됐다.
대상 독립운동가는 이웅한 장지선 장병식 조용산 황덕재 황찬경 변용섭 임흥도 박흥준 허충태 김일춘 박희적 이병연 이태현 이범기 이상철 이은상 오경렬 서천길 안재섭 등이다. 국가보훈처는 공적심사위원회의 심의와 검증을 거쳐 내년 3월경 포상 여부를 최종 발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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