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외교관 3명, 러시아서 억류…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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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람 기자
입력 2019-10-1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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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체류 규정 위반"이라더니 …美 "방문 사전 통보했다" 인정

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지난 8월 미사일 엔진 폭발사고 현장으로 가던 미국 외교관 3명이 러시아 북부 아르한겔크스주 세베로드빈스크 기차역에서 현지 당국에 억류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6일(현지시간) 러시아 인터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관 국방무관 3명은 지난 14일 오후 6시쯤 세베로드빈스크역에서 뇨뇩사행 열차에 타고 있다가 러시아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이들에게 러시아 체류 규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세베로드빈스크와 뇨뇩사는 방문하려면 정부로부터 특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논란이 불거지자 러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 관리 3명은 세베로드빈스크에서 동쪽으로 약 40㎞ 떨어진 아칸젤스크를 방문할 계획만을 알렸다. 그런데 뇨뇩사-세베로드빈스크 열차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마 이들은 길을 잃었던 같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방송사 REN-TV 역시 미국 관리 3명이 외국 시민의 방문을 규제하는 영토 목록에 있는 도시인 세베로드빈스크에 머무르기 위한 문서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미국 폭스뉴스는 미국 국무부가 "외교관들이 열차에서 내렸으며, 러시아 국방부에 여행 관련 서류를 정식으로 제출한 후에 공식적으로 여행 중이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 외교관들은 공식적인 여행을 했고 러시아 당국에 그들의 여행에 대해 제대로 알렸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 역시 미국 외교관들이 러시아 국방부에 방문 계획을 통보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번 구금 사건은 앞서 8월8일 뇨뇩사에 있는 러시아 해군 로켓 시험장에서는 의문의 폭발이 생겨 러시아 핵 과학자 5명과 군 장교 2명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추측된다.

사건 발생 이후 당시 뇨뇩사의 이웃 도시인 세베로드빈스크와 아칸젤스크의 방사능 수치도 평소의 최대 16배까지 올라갔다고 폭스 뉴스는 전했다. 

이에 세베로드빈스크시 당국은 방사능 수치가 치솟았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뇨뇩사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하지만 이후 이 성명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삭제됐고, 관영매체들에선 큰 사고가 아니었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러시아 당국 역시 군사 기밀 등을 이유로 침묵을 지키고 있다. 러시아 원자력기구인 로스아톰은 폭발 이틀 후에야 "액체추진 로켓을 시험하던 중 폭발했다"는 짧은 성명을 발표하는 데 그쳤다.

이번 사건에 대한 러시아 관리들의 모습은 세계 최악의 핵 재앙인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서 발생한 1986년의 폭발을 해결하려는 소련의 시도와 비교된다고 폭스 뉴스는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 역시 "러시아가 8월 사고의 실제 결과를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모스크바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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