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하원은 29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총리가 제안한 12월 12일 조기 총선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438표, 반대 20표로 가결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가 상정한 조기총선 동의안은 네 번째만에 하원을 통과하게 된 것이다.
고정임기의회법(FTPA)상 조기 총선이 열리기 위해서는 하원 전체 의석(650석)의 3분의 2 이상, 즉 434명의 의원이 존슨 총리가 내놓은 조기 총선 동의안에 찬성해야 한다. 존슨 총리는 9월 두 차례에 이어 이달 28일에도 조기 총선안을 하원에 상정했지만 모두 부결됐다. 이에 12월 12일을 조기 총선일로 직접 명시한 짧은 법안을 이날 다시 하원에 상정해 통과를 노렸다. FTPA를 우회하는 이 방법은 단순 과반(320명) 찬성만 확보하면 가결된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하원을 통과한 조기 총선안은 상원 승인을 거쳐야 하는데 별다른 반대에 부딪히지 않을 전망이다. 상하원 절차가 모두 끝나면 법안은 이번주 말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재가를 거쳐 발효된다.
주목되는 점은 이날 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민 대표가 조기총선에 찬성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EU가 브렉시트 시한을 내년 1월말로 연기함에 따라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사라졌다는 판단에서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이날 "우리는 선거를 치를 준비가 됐으며 노딜 브렉시트가 배제되면 지지할 것임을 지속적으로 말해 왔다"며 EU가 브렉시트 3개월 연장을 허용하면서 조건이 충족됐다고 밝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사진=AP·연합뉴스]
현재 여론조사상으로는 존슨 총리의 보수당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상 이달 25일 기준 보수당은 지지율 35.1%로 노동당(25.4%)을 크게 앞서고 있다. 이밖에 자유민주당(18.1%), 브렉시트당 (11.3%), 녹색당(4%) 등 군소야당들이 뒤를 이었다.
존슨 총리는 EU와 브렉시트 협상을 타결했음에도 야권이 다음 절차를 방해하고 있다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그는 이날 오후 법안 토론에 앞서 "끊임없는 의회의 방해에 직면한 상황에서 브렉시트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방법밖에 없다"면서 "의회를 다시 채우고 국민에게 선택권을 주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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