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성수 공장지대 '뷰티 성지'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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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19-12-0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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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동차 정비소 등 공장 개조...문화예술 공간 탈바꿈

  • 올리브영·아모레 등 뷰티업체, 성수동서 대형 행사 개최

도심 속 회색 공장지대가 ‘뷰티 성지’로 변모하고 있다.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쇳소리가 쉴 새 없이 울린다. 일명 ‘작업복’을 입은 근로자들이 삼삼오오 식사를 하러 가는 이곳은 지난 시절 경제발전의 한 축을 이끈 제조공장이 밀집된 서울 성동구 성수동이다. 한때 눈 부신 호황도 있었지만, 업황이 쇠락하면서 ‘빛바랜’ 동네가 됐다.

그러나 최근 '뉴트로(새로움과 복고를 합친 말)’ 열풍이 불면서 성수동은 소위 ‘핫한’ 동네로 떠올랐다. 1960~70년대 자동차 부품소나 철공소 등이 있던 과거의 흔적을 버리지 않고, 현대적 감성을 더한 이색적인 지역으로 발전했다. 옛날 건물을 리모델링해 카페나 스튜디오, 공방 등으로 재탄생한 매장과 문화예술 공간이 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까르띠에’ 등 럭셔리 브랜드부터 ‘닥터마틴’ 등 글로벌 브랜드와 내셔널 브랜드 등 패션업체 중 열의 아홉은 이곳에서 행사를 열고 있다. 
 

29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에스팩토리(S-Factory) D동에서 ‘2019 올리브영 어워즈앤페스타’가 열리고 있다. [사진=서민지 기자]

국내 헬스앤드뷰티(H&B)스토어 1위 업체인 CJ올리브영도 20주년 행사 장소로 성수동을 택했다.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성수동 에스팩토리(S-Factory) D동에서 업계 최초 뷰티 컨벤션 행사 ‘2019 올리브영 어워즈앤페스타’를 개최한 것. 밖에서 볼 땐 여느 성수동 건물처럼 투박한 회색 시멘트 건물이지만, 내부는 코덕(코스메틱 덕후)들의 놀이동산이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뷰티는 트렌드를 반영하면서도 4000여명의 관계자를 수용할 수 있는 곳을 물색했다”면서 “요즘 이색 전시는 물론 패션·뷰티 행사도 성수동 에스팩토리에서 많이 하는 터라 이번 행사를 하기에도 제격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12면>

에스팩토리 건너편에는 아모레퍼시픽이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공들여 만든 ‘아모레 성수’가 있다. 이곳은 과거 자동차 정비소를 개조해 만든 체험 중심의 대규모 쇼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이 건물을 설화수, 라네즈 등 아모레퍼시픽이 보유한 30여개 브랜드의 3000여개 제품을 자유롭게 테스트해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지난 7월 제이에스티나가 성수동 한 공장에서 ‘뉴 제이에스티나 2019’ 리뉴얼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이에스티나 제공]

‘아모레 성수’에선 일부 시그니처 제품 외에는 화장품을 팔지도 않는다. 대신 잿빛 건물 사이에 아모레퍼시픽의 아이덴티티를 살렸다. 자연을 강조한 조경 공간인 성수가든과 휴식을 즐기는 오설록카페를 만들어 ‘물건을 사지 않아도 좋으니 언제든 놀다 가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뉴트로 트렌드에 경험과 공유를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성향을 반영한 것이다.

주얼리 브랜드로 시작한 제이에스티나가 지난 7월 뷰티 브랜드 ‘조엘 라인’ 출시를 알린 곳도 성수동의 한 공장이다. ‘만능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불리는 정구호 제이에스티나 부사장이 장소를 정했다. 그는 ‘뉴 제이에스티나 2019’ 리뉴얼 기자간담회에서 하반기 주력 화장품 라인을 직접 공개했고, 오후에는 인플루언서 행사를 열며 성수동을 뜨겁게 달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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