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 인해 성공의 기준도 바뀌고 있다. 과거 명예와 경제력 등이 그 척도가 됐다면, 밀레니얼 세대는 각자의 가치관을 중심으로 한 삶의 만족도를 우선한다.
지난달 19일 경기 고양시 일산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준대형 세단 ‘더 뉴 그랜저’의 출시 및 시승 행사에서 웹툰 작가이자 요리사인 김풍씨가 등장한 배경이다.
밀레니얼 세대의 성공을 담은 더 뉴 그랜저를 김풍씨보다 잘 설명해줄 사람이 없다고 현대차는 판단한 것이다. 잘 차려입은 중년의 아저씨가 타는 자동차를 상징했던 과거 그랜저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전면의 '파라메트릭 쥬얼' 패턴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램프, 히든 라이팅 타입의 주간주행등(DRL)부터가 그랬다. 미래지향적이면서도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품격을 잃지 않은 모습이었다. 측면과 후면도 같은 이미지로 통일감을 주면서 19인치형 ‘스퍼터링 알로아휠’을 통해 자동차 본연의 역동성을 살렸다.
내부는 커피 한잔을 마시며, 여유를 즐기고 싶을 만큼의 편안함을 선사했다. 일단 공간 자체가 커졌다. 기존 모델보다 휠베이스(바퀴간거리)가 40mm, 전폭이 10mm 늘어나며 동급 최대 공간이 확보된 덕분이다. 더 뉴 그랜저의 전장은 4990㎜, 전폭은 1875㎜, 전고는 1470㎜, 휠베이스는 2885㎜다.
여기에 앰버 색상의 나파가죽과 연한 베이지의 인테리어 색감이 조화를 이뤄 안락함을 더해줬다. 동급 최고 수준의 12.3인치형 클러스터(계기판)와 12.3인치형 내비게이션이 경계 없이 설치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시원스러운 느낌을 줬다.
백미는 역시 도로주행이었다. 이날 시승은 일산 빛마루 방송지원센터부터 경기 남양주 오로라베이커리카페까지 왕복 약 120㎞를 왕복 주행했다. 자유로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북부간선도로를 통과하는 경로다. 시승차량은 더 뉴 그랜저의 가장 높은 트림(등급)인 가솔린 3.3 모델로 했다.
일단 프리미엄급 자동차인 만큼 정숙성, 승차감 등이 속도와 도로에 관계없이 무엇 하나 흠잡을 게 없었다. 최고출력 290마력, 최대토크 35㎏·m의 힘(3.3 가솔린 모델 기준)을 바탕으로 한 안정성 덕분이라고 현대차 관계자는 설명했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 등도 잘 작동해 운전의 피로감을 낮춰줬다. 잠시 방심해 졸음이 밀려왔으나, 새롭게 탑재된 △공기청정 시스템 △2세대 스마트 자세제어 시스템 등이 분위기를 환기해줬다.
운전석에 장착된 2세대 스마트 자세제어 시스템은 주행을 시작한 지 한 시간 정도가 지나자 자동으로 작동해 척추의 피로를 풀어줬다. 공기청정 시스템은 실내 공기질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깨끗하게 유지해줬다.
연비도 훌륭했다. 이날 시승 시 연비는 11.7㎞/ℓ였다. 3.3. 가솔린 모델의 공인연비는 9.7㎞/ℓ다.
더 뉴 그랜저는 최근 출시한 지 한달도 안 돼 누적 계약대수가 4만대를 넘어섰다고 한다. 지난달 4일부터 18일까지 영업일 기준 11일간 사전계약 3만2179대를 달성하며 인기돌풍을 예고한 그대로다. 이는 기존 6세대 그랜저의 국내 사전계약 최다 실적(영업일 기준 14일간 2만7491대)보다 무려 4688대가 많은 숫자다. 역시 인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한편 더 뉴 그랜저의 가격은 2.5 가솔린 3294만원, 3.3 가솔린 3578만원, 2.4 하이브리드 3669만원(세제혜택 후), 일반 판매용 3.0 LPi 3328만원부터다(개별소비세 3.5%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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