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정부는 지난 9일 중국 광둥성을 방문했다 신종 코로나 확진자로 분류된 부부와 가족(어머니)이 발생하자 바이러스 진원지로 알려진 중국 후베이성뿐 아니라 다른 위험지역까지 입국을 제한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 대응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 회의에서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중국 내 다른 위험지역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도 상황에 따라 추가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시간 30분 뒤 열린 중수본 브리핑에서 박능후 중수본부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추가 입국 제한 가능성에 대해 여러 가지 측면에서 검토했으나, 현재 국내 상황이 잘 관리되고 있다고 판단해 상황이 급변하기 전까지는 현재 상태를 유지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감염 전문가인 의사들도 중국 입국제한의 필요성에 대해 줄곧 이야기해왔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앞서 신종 코로나가 확산될 때부터 중국 전역의 입국제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입국 제한을 지역을 넓히고 때에 따라선 중국 전역으로 넓히는 것을 시급히 고려해야 한다. 한국과 교류가 많은 곳에서 환자가 다수 발생하고 있어 유입원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병율 차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도 10일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중국 5~10개 지역 내에서는 입국을 제한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 교수는 “신규 환자를 유입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상당수의 환자를 발생시키고 있는 중국 지역, 적어도 5개에서 10개 정도 범위에서 입국을 제한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중국 후베이성에서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으나, 사실은 그 주위에 있는 광둥성, 저장성, 허난성, 후난성도 환자가 상당히 많다”며 “특히, 광둥성 같은 경우에 홍콩과 접하고 있는 대도시 지역으로, 현재 무려 한국의 40배가 넘는 확진 환자가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8일 기준 광둥성에는 1075명의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
김강립 중수본 부본부장은 10일 오전 열린 신종 코로나 정례 브리핑에서 “당장 명시적인 입국제한 조치 등은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추이를 지켜보며 판단키로 했다”며 “현재는 우리의 방역조치들이 잘 작동되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처럼 정부가 여전히 입국제한 카드는 보류하면서 추후 중국 후베이성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감염자가 추가로 발생할 경우 입국제한 압박은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정부가 관리하는 범위 안에서 검역이 잘 이뤄졌다고 볼 수 있으나, 이번 광둥성 사례처럼 중국 다른 지역에서 또 다른 감염자가 발생하고, 지역사회감염 우려가 커진다면 입국제한 목소리는 더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