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에 따르면 국군의 첫 전용 통신위성 '아나시스(Anasis) 2호'가 이날 오전 6시 30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아나시스 2호는 고도 약 630km 지점에서 발사체로부터 분리됐고, 발사 38분 만에 첫 신호 수신이 이뤄졌다. 또 오전 8시 19분(한국시간)께 프랑스 툴루즈에 위치한 위성관제센터(TSOC)와 신호를 주고받는 첫 교신에 성공했다.
TSOC는 위성이 발사된 후 초기 운용 궤도(LEOP)를 거쳐 목표 궤도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서 위성의 상태를 감시하고 수신된 정보를 분석하는 관제센터다.
아나시스 2호는 약 8일 후 정지궤도인 약 3만 6000km 상공에 안착할 예정이다. 정지궤도 안착 후에는 약 1개월간 성능을 확인한다.
이번 통신 위성 발사 성공은 국군의 정보처리 속도, 전파 방해 대응 기능, 통신 가능 거리 등이 향상된 최초의 군 전용 위성을 보유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동안엔 민군 겸용 위성인 '무궁화 5호'를 사용해 군 통신체계를 운용해왔지만, 군 전용이 아니어서 적(敵)의 전파교란 공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
군 관계자는 "최초의 군 전용 위성 확보는 전시와 평시 군 통신 사각지대가 완전히 해소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특히 한국군의 단독 작전 수행 능력 향상을 위한 핵심 전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나시스 2호는 한국군이 F-35A 스텔스 전투기 도입하면서 록히드마틴사와 맺은 절충교역(무기판매에 따른 기술이전이나 반대급부)으로 제공되는 것으로, 에어버스사가 '유로스타 E3000' 위성을 기반으로 제작했다.
아나시스 2호를 쏘아 올린 스페이스X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설립했으며, 지난 5월 30일 민간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 발사에 성공했다.
군사위성은 현대전에서 지휘통신체계의 핵심으로 통한다. 일본은 이미 지난 2007년 군사 첩보위성을 발사한데이어 모두 8기의 군사위성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7년에 발사한 초저고도 군사위성은 지상 200km 상공궤도를 선회하면서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시아를 상대로 정밀정찰을 하고 있다.
중국은 이보다 훨씬 많은 30여개의 군사위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체적으로 위성항법시스템을 가동하는 등 우리나라보다 훨씬 앞서 있는 상태다. 중국이 보유한 군사위성 중에는 상대국의 전자시스템을 파괴하는 '재밍'(Jammingㆍ전파교란)기능 등 전자전 능력을 탑재한 것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과 일본은 모두 자체 발사체를 이용해 군사위성을 궤도로 쏘아 올릴 수 있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무궁화 5호 위성을 이용해 군의 통신망을 구축해 왔다. 민군겸용 위성인 만큼 전파교란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우리나라는 오는 2023년까지 최대 5기의 군사용 위성을 확보할 계획이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재정사정이 여의치 않아 전력화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자체 발사체를 확보하지 못해 외국의 발사체에 의존할 수 밖에 없어 취약점이 더 불거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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