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년 만에 59조+α '추경'...정부는 난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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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훈 기자
입력 2020-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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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비비로 충당"서 선회…2조~3조 규모

  • 올해만 59조+α…금융위기 때 2배 넘을 듯

  • 내일 고위 당정협의…야당도 공감대 형성

전국적인 홍수 피해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실제 4차 추경이 편성되면 1961년 이후 59년 만이다.

당초 여당은 4차 추경에 난색을 보였다. 올해에만 세 번의 추경으로 총 59조원의 나랏빚을 낸 상황에서 또다시 추경을 편성할 경우 재정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홍수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상황은 반전됐다.

특히 현재 2조원 규모의 예비비로는 수해 대응을 충실히 할 수 없다는 '현실론'에 부딪혔다. 이에 따라 당정은 전국적인 수해 규모를 추산하는 한편, 오는 12일 고위 당·정협의를 열어 4차 추경의 골격을 잡을 예정이다.

◆이해찬 "추경 편성 논의"...당 지도부서 첫 언급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고위 당·정협의를 통해 예비비 지출과 추경 편성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에서 4차 추경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광온 최고위원도 '4차 추경론'에 힘을 보탰다. 박 최고위원은 "2002년 태풍 때 4조1000억원, 2006년도 태풍 때도 2조2000억원 추경을 편성해 투입한 경험이 있다"며 "현재 남은 예비비로 어렵다면 선제적으로 추경을 검토하고 정부에 제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추경 규모는 2조~3조원 사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추경 규모에 대해 "예전에 재해 추경 했던 정도가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3조원대가 되느냐'는 질문에는 "그 정도는 안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수해 극복을 위한 4차 추경에 대해선 야당에서 먼저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당정 결론에 따라 8월 임시국회에서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2조원 규모의 재해 추경이 통과되면 올해에만 60조원이 넘는 추경을 하게 되는 셈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28조4000억원) 추경의 두 배를 넘어서는 규모다.  

◆기재부 "4차 추경 추정치 현재 의미 없다"

관건은 정부의 의지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예비비 2조6000억 등 수해 복구에 투입할 여러 재원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예비비 1조9000억원 △일반 예비비 7000억원 등이다. 그러면서 "이번 호우 피해 복구에 예비비를 모두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상당한 재원이 있다"고 했다.

사실상 4차 추경은 논의 대상에서 배제한 것이다. 특히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43.5%로 역대 최고치까지 오른 상황에서 추가로 빚을 내는 것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기재부는 재난대책비의 경우 부처별로 관리하기에 구체적으로 미집행 금액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 각 부처별로 복구 규모가 할당되면 그에 맞춰 부처에서 가용한 불용재원을 추산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복구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선 재원 활용 계획도 나오기 어렵다는 얘기다.

기재부 관계자는 4차 추경과 관련해선 "피해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재해 상황이 끝나봐야 알 수 있다"며 "거론되는 4차 추경 규모는 추정치일 뿐이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는 의미가 없다"고 했다.

이어 "정부 입장에서는 가용 재원을 총동원해서 우선 있는 돈으로 수해 복구를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복구 계획에 따라 이·전용 기정예산, 예비비를 사용하고 부족하면 추가적 대책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언하는 이해찬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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