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낀 日경제] ①문턱 낮추자 대출 규모 '눈덩이'..."기업 도산 막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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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20-08-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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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일본 시중 은행의 대출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기업들이 줄도산 위기에 처하자 이를 막기 위해 일본 정부와 기업이 대출 문턱을 대폭 완화하는 등 지원책을 내놨기 때문이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일본 민간 신용조사업체인 데이고쿠 데이터뱅크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간 코로나19 여파로 도산한 기업은 106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124개사에 이어 두 달 연속 100개 넘는 기업이 코로나19에 맥을 못 추고 문을 닫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지난 2월 이후 일본에서 코로나19 관련 도산 기업은 428개사로 늘어났다. 불과 6개월 만에 400개 넘는 기업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 별로는 수도 도쿄가 가장 많았고, 오사카와 훗카이도가 뒤를 이었다. 업종별로는 이자카야(선술집)나 레스토랑 등 음식점과 호텔, 료칸(여관) 등 숙박시설이 가장 많았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문을 닫은 기업까지 포함하면 규모가 더 크다는 점이다. 지난 7월 전체 도산 건수는 847건(부채총액 1000만엔 이상)으로 월별 기준 올해 들어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더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 도산하는 기업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 데이고쿠 데이터뱅크는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면서 소비심리 위축 등의 영향이 우려된다"며 "기업 도산이 서비스업뿐만 아니라 제조업으로도 확산하고 있어 앞으로도 증가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일본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잠잠해지고는 있지만, 1차 확산(3~4월) 때보다 감염 속도가 빨라졌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초 2차 확산이 시작된 이후 한 달 반 만에 전국에서 4만명 넘는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어서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지갑을 닫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 불황'이 계속되자 일본 시중은행들은 대출 수요가 있는 기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돈을 빌려주고 있다.

시중은행의 이 같은 대출 규제 완화에는 지난 5월 정부가 내놓은 '코로나19 금융지원제도'가 한 몫 한다. 이 제도는 △실질적 무이자 3년 적용 및 원금상환 최장 5년간 유예 △신용보증부 융자 보험료 반액 또는 무료 △대환 보증금 및 금리부담 제로 등이 골자다.

이 제도가 시행된 이후 지난 6월 시중은행의 대출 총액은 570조1000억엔(약 6416조원)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IHS마킷의 다구치 하루미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지금으로선 기업들의 도산을 막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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