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은·한초원...'프로듀스 조작' 피해자만 공개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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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 기자
입력 2020-11-1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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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심, "해당 연습생들, 순위 조작 사실 모르는 듯...희생양 될 위험"

  • 안 PD 징역 2년, 김 CP 징역 1년 8개월 선고···'100원' 보상까지

[사진=연합뉴스]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프듀) 101’ 시리즈 투표 조작에 연루된 제작진들이 2심에서도 모두 실형을 받았다. 재판부는 선고와 함께 순위 조작으로 탈락한 피해 연습생 12명도 공개했다.

18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안준영 PD에 대한 1심 판결인 징역 2년과 추징금 3700여만원을 유지했다. 김용범 CP에 대해서도 1심과 같은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안 PD는 ‘프로듀스 101’ 시즌 1~4를 제작하면서 시청자 유료 문자 투표 결과를 조작해 특정 후보자에게 혜택을 줬다. 또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에게 수천만원 상당의 유흥업소 접대를 받은 혐의(배임수재)를 받는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데뷔조 선정이라는 목적과 오디션 프로그램 진정성을 바꿨다”며 “순위조작으로 억울하게 탈락시킨 피해 연습생들은 평생 트라우마를 갖고 살 수밖에 없고, 국민 프로듀서로 자부심을 가졌던 시청자들은 방송에 대한 극도의 배신감을 느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가 언급한 피해 연습생은 △시즌1 김수현·서혜린 △시즌2 성현우·강동호 △시즌3 이가은·한초원 △시즌4 앙자르디 디모데·김국헌·이진우·구정모·이진혁·금동현 등 12명이다.

다만, 재판부는 유리하게 조작된 연습생은 밝히지 않았다. 재판부는 “순위 조작으로 억울하게 탈락한 연습생도 있는 반면, 유리하게 조작된 연습생도 있다”면서도 “해당 연습생들이 순위가 조작되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순위조작을 빌미로 연예기획사에 예속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등 연습생이 희생양이 될 위험이 크다”고 판단했다.

1심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보조PD, 기획사 임직원 등 총 6명에 대해선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형량을 올리고 120시간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방송 프로그램 공정성을 훼손하는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보면 피고인에 대해 벌금형 선고 원심형이 너무 가볍다”고 지적했다.

안준영 PD. [사진=연합뉴스]

이날 재판에서는 투표 참여자 박모씨가 신청한 배상 신청도 인용됐다.

박씨는 지난달 법정에 출석해 “사전에 임의로 순위를 결정하고, 투표 결과를 반영할 의사가 없는데도 생방송 문자투표 비용을 받았다”며 “투표로 지출한 100원을 배상해달라”고 주장한 바 있다.

재판부는 100원에 불과한 금액이지만, 그 의미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배상 신청액보다 사건 진행을 위해 들어간 비용이 훨씬 많았으나, 문자투표 비용 100원이 피고인들이 시청자를 속인 기만행위임이 명백하다”며 “시청자를 속인 사기 범행에 해당한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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