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당첨된 남편, 아내에게 피살... "왜 멋대로 땅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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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재 기자
입력 2020-12-24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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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부동산 광풍이 연일 불어닥치는 시대에 한 번쯤은 떠올려봤을 생각.

"돈만 있다면 무조건 부동산에 투자할 텐데"
"어디 돈 나올 데 없나"


어떻게든, 어디서든 돈을 끌어와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과거에는 투기꾼들이 부를 늘리는 방식이었지만, 이제는 어엿한 '생존 공식'이 되어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돈이 있는 곳으로 손을 뻗고 있으며, 돈을 손에 쥔 이들의 눈은 땅과 아파트를 향하고 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다.

그리고 한 남자가 로또 1등에 당첨돼 7억 8천만 원을 수령했다. 남자는 이 돈을 땅에 투자하려 했다. 하지만 그의 아내는 생각이 달랐다.

결국 둘은 돈 문제(혹은 땅 문제)로 크게 다퉜으며, 이 과정에서 남편은 아내에게 둔기로 얻어맞아 사망했다.

아내 A 씨는 지난해 12월 남편 B씨가 자신과 상의 없이 땅을 샀다는 이유로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B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A 씨는 다툼 과정에서 남편 B씨가 망치로 자신을 위협하자 망치를 빼앗은 뒤 B 씨를 여러 차례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남편을 살해한 아내에게 법원은 중형을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남편에게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로또에 당첨돼 7억 8천만 원을 수령한 뒤로 아내인 A 씨에게 수시로 폭언을 일삼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돈'을 사이에 두고 축적된 두 사람의 분노가 화농된 고름처럼 터졌고, 부부의 인연은 남편의 죽음으로 끝을 맺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편 1심에서 A 씨는 살인 혐의를 인정받아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A 씨 측은 살해에 고의가 없었으며, 어디까지나 B 씨의 위협에 대응한 '과잉방위'였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남편에게서 망치를 빼앗은 A 씨는 무려 20회에 걸쳐 B 씨를 가격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B 씨가 의식을 잃은 뒤에도 지속적으로 가격했다는 점에서 법원은 A씨에게 살인의 의도가 충분히 있다고 간주했다. 이후 A씨 측은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기각하고 형을 확정했다.

'대한민국은 땅 가진 놈이 장땡'이라는 세간의 말이 있다. 하지만 이 부부의 삶을 봤을 때 우리는 '돈이란 있어도 걱정, 없어도 걱정'이라는 말에 대해서도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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