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 보험사의 해외 대체투자 자산 수익성이 1조원가량 악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금융당국은 당분간 전 세계 경기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국내 보험사의 해외 대체투자 자산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보험사의 해외 부동산과 항공기 투자 등 일부 대체투자에서 총 1944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투자 손실이 발생하지는 않았으나, 차주 부도와 공사지연·중단 등 부실 징후가 있는 자산도 2721억원(해외 대체투자의 0.4%)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리인하 및 만기연장, 임대료 감액 등 투자조건 조정으로 당초 기대수익 대비 수익성이 악화된 자산도 1조원에 달했다.
일부 보험사들은 대체투자 손실로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미래에셋생명은 브라질 부동산을 보유한 펀드 투자 등 해외 자산의 평가액이 급락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7.7% 급감했다. KB손해보험은 미국 호텔 투자에 발목이 잡혀 호텔 투자액 손실 충당금 등을 쌓느라 당기순이익이 30%나 감소했고, 롯데손해보험도 투자한 항공기와 호텔 등이 심각한 타격을 받아 영업이익이 20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금감원은 올 상반기까지 보험사 자체 점검 결과 파악된 우수사례를 기초로 해외 대체투자에 중점을 둔 리스크관리 모범규준을 마련한다.
모범규준에는 현지실사와 고(高) 담보인정비율(LTV) 등 고위험 대체투자에 대한 심의절차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이 포함될 예정이다.
금감원은 이어 대체투자 시 건전성 평가와 점검도 강화한다. 우선, 금감원은 동일 투자에 대한 보험사별 건전성 분류와 손실 인식차이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이어 부실징후를 고려한 유가증권 건전성 평가와 외부감사인의 결산감사 시 대체투자 자산에 대한 엄정한 공정가치 평가, 손실인식, 적정 충당금 적립 등 점검도 강화할 예정이다.
대체투자 비중이 높고, 내부통제가 취약한 보험사에 대해서는 모든 대체투자 건에 대해 매월 건전성 현황과 부실 여부를 집중 관리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부동산·사회간접자본(SOC) 투자의 경우, 앞으로 보험사는 모든 투자에 대해 자체 점검을 시행하고 이상징후 발생 시 관리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항공·선박 투자 비중이 높은 보험사에 대해서는 금감원이 직접 투자 건별 세부 현황을 파악하고 관리현황을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작년 9월 말까지 보험사들은 해외 대체투자를 통해 이자·배당 수익을 실현했지만, 경기침체 장기화 등에 따른 부실 가능성이 있어 면밀한 관리와 감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보험사 자체적으로 대체투자에 대한 손실흡수 능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