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성의 실업률이 통계 기준 변경 이래 처음으로 남성 실업률을 앞질렀다. 남성 고용률도 70% 밑으로 내려가며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한파를 반영했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줄어드는 가운데 가구당 평균 부채는 증가했다. 여가시간은 소폭 늘었지만 여가시간 충족도는 하락했다.
25일 통계청이 발간한 '2020 한국의 사회지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실업률은 4.0%로 전년 대비 0.4%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전체 실업률은 4.0%, 남성 실업률은 3.9%였다. 여성의 실업률이 남성을 앞지른 것은 2000년 통계 작성 기준 변경 이래 처음이다.
여성 실업률이 높아진 것은 여성 취업자 비중이 높은 도소매 및 숙박·음식점업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여성 취업자의 25.4%는 도소매 및 숙박·음식점업 종사자인데, 지난해 이 산업의 취업자 구성비는 전년 대비 1.0%포인트 하락한 21%를 기록했다.
남성의 고용 상황도 녹록지 않다. 남성의 고용률은 69.8%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70% 미만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고용률은 전년 대비 0.8%포인트 하락한 60.1%를 기록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대비 0.3% 증가한 1924조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국민총소득(GNI)은 3만1755달러로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소득은 줄어든 반면 부채는 늘었다. 2020년 3월 말 기준 가구당 평균 부채는 8256만원으로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 지난해의 경우 부동산 가격 상승과 주식 투자 열풍으로 가계부채가 가파르게 증가한 만큼 부채는 더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생활 속에서의 변화도 감지됐다. 지난해 15세 이상 국민의 평균 여가시간은 평일 3.7시간, 휴일 5.6시간으로 각각 0.2시간씩 증가했다. 그러나 여가시간이 소폭 늘어났음에도 여전히 여가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이 컸다. 여가시간 충족도는 평일 49.1%, 휴일 64.7%로 전년 대비 각각 4.0%포인트, 0.4%포인트 하락했다.
여가비용과 여가시설이 충분하다는 응답도 42.1%와 40.4%로 각각 7.6%포인트, 3.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여가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공공시설들이 운영을 중단한 데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 중 사회 문제로 정치 갈등을 꼽은 사람들이 가장 많았다. 보수와 진보 집단 간의 사회 갈등 정도가 심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85.4%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증가했다.
빈곤층과 중·상층 갈등(82.7%)이 크다는 응답도 전년 대비 2.6%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양극화가 심화하고 자산가격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경제적 격차에 따른 갈등이 심화했다고 본 것이다. 이어 노동자와 고용주 갈등(74.2%), 개발과 환경 보존(68.5%) 순이었다.
상대적으로 성별 갈등(48.8%), 종교 간(55.4%), 노인층과 젊은층(60.9%), 수도권과 지방(62.7%) 등에 대한 갈등 인식은 전년 대비 하락했다.
시민의식 부분에서는 '정부가 하는 일에 대한 관심'이 중요하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중이 전년 대비 3.4%포인트 상승한 76.5%로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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