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오피스텔 청약 4건 중 3건이 미달되고 있는 가운데 오피스텔 가격 상승률은 아파트보다 2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를 대체할 만한 규모를 가진 중·대형 오피스텔 인기 덕분이다.
부동산 리서치 업체 리얼하우스가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월 아파트값 상승률은 작년 2월 대비 10.0% 올랐지만 같은 기간 오피스텔 가격 상승률은 22.8%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아파트로는 시세 차익 실현이 어려워지면서 오피스텔이 대체 투자처로 부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을 만한 오피스텔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
실제로 지리적으로 좋은 위치의 대형 오피스텔 가격은 아파트에 버금가기도 한다. 서울 양천구 목동 '목동 파라곤' 전용 99㎡는 지난해 12월 16억원에 거래됐다가 지난달 20일 1억3500만원 오른 17억3500만원에 거래됐다. 근처에 있는 '목동 현대하이페리온' 전용 87㎡도 지난해 12월 13억 1800만원에 거래됐다. 이로부터 약 1년 2개월 전인 2019년 10월 목동 현대하이페리온 동일 규모는 8억5000만원에 거래됐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소형 오피스텔과 달리 중형 규모 이상의 이른바 '아파텔'은 시세차익을 내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고가 오피스텔에 대한 거래도 늘었다. 상가정보연구소에서 분석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2월 전국 9억원 이상 오피스텔 거래량은 124건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량인 63건 대비 약 96.8% 늘어난 것이다. 오피스텔 거래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래로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고가 주택 대출 규제가 강화돼 대출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고가 오피스텔 거래량은 증가했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오피스텔이 실거주 목적으로도 많이 거래되고 있어 수요층이 다양해진 것도 오피스텔 거래량 증가 요소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로 오피스텔은 대출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아파트는 투기과열지구에서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이 9억원 이하 40%, 9원억원 초과분은 20%로 낮아지지만 오피스텔은 집값 최대 70%까지 대출할 수 있다. 또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규제지역에서 집을 사면 6개월 이내에 반드시 전입신고를 해야 하는 아파트와 달리 오피스텔은 신고 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오피스텔은 규제 지역에서 매매하더라도 자금조달계획서가 필요 없다. 아파트와 유사한 주거상품이지만 규제가 적고, 진입장벽도 낮은 것이다.
다만 투자에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난해 8월 지방세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사용하면 보유 주택 수에 포함된다"며 "다주택자라면 양도세 등 세금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한부동산학회장을 맡고 있는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도 "아파트값이 너무 올랐기 때문에 거주 환경이 괜찮은 중대형 오피스텔을 실거주 용도로 사는 것은 나쁘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투자용도 일 때는 아무래도 아파트보다 유동성이 떨어지는 데다 공급 등에 따라 매매가격이나 수익률이 변할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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