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안 정부 정책 수혜 기대와 관세 무풍지대로 주목받았던 금융·은행·증권·보험주가 최근 하락세를 기록하며 수익률 꼴찌를 다투고 있다. 그간 급등세로 인해 투자자들이 지금을 ‘고점’으로 인식하고 차익 실현에 나선 모양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7월 16~23일) KRX 지수 가운데 KRX300 금융지수는 5.41%, 보험지수는 6.48%, 증권지수는 8.79% 하락했다. 이들 세 지수는 수익률 기준 하락률 13위를 차지하며 시장 내 ‘꼴찌 3인방’으로 전락했다. 이 기간 은행주는 4.91% 떨어지며 하락률 4위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16일까지 증권지수가 100.25% 오르고, 은행(50.09%), 금융(48.42%), 보험(37.19%) 지수 또한 급등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업종들은 새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따른 수혜를 입었다. 정부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자사주 의무 소각제도 도입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금융 관련주들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제조업 등 수출주들이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리스크에 흔들리는 상황에서 이들 종목은 ‘관세 무풍주’로 분류되며 상승세를 이어가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고점 인식과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낙폭이 커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업종 전반에 걸쳐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실적 부담, 하반기 정책 모멘텀 둔화 우려가 겹치며 조정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증권사들은 주요 금융주에 대해 일제히 투자 의견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23일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에 대한 투자 의견을 기존 ‘매수(BUY)’에서 ‘중립(MARKETPERFORM)’으로 낮췄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보험업에 대해 “모멘텀이 약화하고 있고 계약 퀄리티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9일 국내 4대 금융지주와 3대 지방 금융지주, 기업은행, 카카오뱅크 등 커버리지 내 모든 은행주에 대해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HOLD)’로 낮췄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시나리오가 변하지 않는 한 목표가 대비 상승 여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BNK투자증권은 최근 키움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대신증권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반영한 리포트를 잇달아 내놨다. 다올투자증권 역시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에 대한 투자의견을 낮췄다. 김지원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주에 대한 추가 상승 여력을 확인할 근거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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