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총리는 금명간 이란을 방문, 총리로서는 처음이자 마지막 해외출장을 떠나 한국 선박 억류 사건 해결이라는 마지막 성과를 달성한 뒤 공식 사의를 표명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1년도 채 남지 않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하기 위함이다.
다만 이번 재·보선 결과, 시민들의 문재인 정부 심판 의지가 확인됨에 따라 행정부 2인자인 정 총리 역시 이 같은 정권심판론의 타격을 피해 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권 내 정 총리에 대한 지지기반이 탄탄한 만큼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양강구도 끝에 유력 대권 주자로 떠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내놔 향방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그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도 별도 언급을 하지 않았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서울·부산시장을 포함해 전국 21곳에서 실시된 재·보선에서 제1야당 국민의힘에 대패했다.
이번 재·보선이 내년 3월 치러질 20대 대선의 바로미터로 여겨져 여권과 청와대의 충격은 작지 않아 보인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 총리는 이낙연 전 당 대표와 마찬가지로 실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여권이 이번 재·보선에서 패하면서 정 총리로서는 얻는 것 없이 잃기만 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재·보선 결과로 완전히 물러나게 된 이 전 대표의 빈자리를 정 총리가 채우게 될 것이란 낙관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 전 대표가 아웃(out)되는 자리에 정 총리가 옴으로써 이 지사와 양강구도를 이룰 것"이라며 "당 안팎의 비(非)이재명 진영이 정 총리에게 쏠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정 총리가 현재로서는 5% 안팎의 지지율을 얻고 있지만, 일단 사퇴하고 대권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경우 여당 내 지지세를 결집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평론가는 "지금은 총리기 때문에 지지율 얘기를 하기는 어렵다"며 "당 지지층이 그대로 이 전 대표 지지층으로 가 있어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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