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미 대통령 사이의 한·미 정상회담이 우리 시간으로 22일 새벽에 열린다. 지난 4년간의 트럼프 대통령 시대를 끝내고 들어선 바이든은 대외정책의 첫 화두로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겠다”는 전략적 방침을 분명히 했다. 새로 들어선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과 남북한 접촉 및 평화유지를 최우선으로 하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은 엇박자를 낼 것인가. 미·중 갈등의 격화라는 국제정치 최대의 흐름은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바이든 시대의 국제정세의 변화를 보는 평양 내부의 계산은 어떤 것일까. 본지는 새로운 시각으로 바이든 시대의 한반도 정세변화를 전망해줄 전문가 7명의 초대칼럼을 마련했다. 첫 번째 칼럼은 중국 지린(吉林)대 공공외교학원 함명식 교수가 맡았다. 함 교수는 연세대 정치학 석사, 미 버지니아 대학 박사과정을 거쳐 지린대에서 국제관계사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북·중 관계와 미·중 패권 경쟁, 중국의 동아시아 외교가 주 연구분야이다. <편집자 주>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이 임박했다. 이번 회담을 앞두고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정책 검토안을 북한에 전달했다. 한국 정부에도 구두로 전해진 것으로 알려진 이 내용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핵심 안건 중 하나이다.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바이든 정부가 북한에 통보한 새로운 대북정책이 이전 4명의 미국 대통령 집권기에 실행했던 정책과 궤도를 달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렇다면 바이든 행정부에서 전개될 대북정책의 요체는 무엇이고 이것이 향후 북·중관계에 미칠 영향은 무엇일까?
바이든 정부가 집중하는 최우선 대외 과제는 트럼프 정부 시절 중국에 내줬던 글로벌 리더십을 복구하는 한편 중국의 공세적인 외교 전략을 저지하는 것이다. 비핵화 방안을 포함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후자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퍼즐을 맞추는 차원에서 설계됐을 것이다. 이와 같은 대북정책의 골자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미국 언론에 소개된 핵심 키워드가 지닌 의미를 해독할 필요가 있다.
북·미관계 전환의 시발점?
지금까지 언급된 대북정책의 키워드는 ‘특별한 단계’에 부합한 제재 완화(relief for particular steps), 즉 ‘국면적인 접근(a phased approach)'이다. 이는 두 가지 특징을 내포하고 있다. 첫째, 트럼프 정부가 추진한 일괄타결을 전제로 한 톱다운 형식(everything for everything)이나 오바마 정부에서 보여준 전략적 인내(nothing for nothing)와는 다른 형태의 정책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클린턴과 부시 대통령 시절 북한 비핵화를 위해 추진됐던 6자회담과 같은 다자주의 접근이나, 무한대의 시간을 요구하는 점진적(step-by-step) 협상 스타일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 두 관점 사이에 합집합이나 교집합은 존재하지 않지만, 행간을 통해 짚을 수 있는 구석이 있다. 그것은 향후 북·미관계가 주로 양자 협상의 틀에서 논의될 것이고 이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이 축소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미국 정부가 공개적으로는 완전하고 불가역적이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CVID)를 촉구하지만, 북한이 미국이 수용할 수 있는 높은 정도의 단계적 비핵화에 동의한다면 양자 관계에 예상치 못한 중요한 국면전환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한국 정부는 미국과 중국을 북한 핵전력 억제의 협조자,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통일의 조력자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미·중 경쟁이 격화된 결과, 미국 외교와 국방의 관심사는 중국 견제로 집중되고 있다. 이는 중국이 북한을 아시아의 동북 지역에서 미국의 자국 포위를 억지할 수 있는 완충국으로 인식하는 것처럼, 바이든 행정부도 중국을 포위하기 위한 전략 국가로 북한을 고려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미국의 대북정책이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점진적이고 평화적인 한반도 통일 실현 구상과 상반된 스탠스를 취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현재 한국과 미국 사이에는 중국과 북한에 대처하는 과정을 놓고 불협화음이 증가하고 있다. 동맹 간 인식과 목표의 불일치는, 완전한 비핵화는 아닐지라도 만족할 만한 정도의 비핵화와 북한 체제 보장의 맞교환을 통해, 미국이 북한을 중국 견제의 고리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지니게 만들 수 있다. 미국의 확고한 중국 봉쇄 목표, 한·미동맹의 이완, 미국의 북한 체제보장 요구 수용이라는 3대 조건의 충족이 발생시킬 결과보다 더 극적인 현상이 반복해서 발생한 냉혹한 국제정치 역사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북·중관계 해석의 제약
북·중관계를 다루는 전문가들이 두 나라 관계를 해석할 때 세 가지 가능성을 경시하는 경향이 있다. 첫째, 혈맹이었다는 역사적 경험에 근거해 북·중관계의 변화 가능성을 희박하게 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국제질서의 변동 과정이 국가 이익 추구를 위한 새로운 도전과 기회의 무대로 작용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미국과 독일이 각각 독립전쟁과 두 차례의 세계대전에서 맞서 싸운 후, 미국과 일본이 핵폭탄으로 인한 참사를 공유하고도, 오늘날 굳건한 동맹을 형성하고 있다는 사실은 격동기 북·중관계의 불확실성을 보여주는 역설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둘째,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과대평가한 결과,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자율성을 향상하기 위한 전략을 추구할 가능성을 외면하는 것이다. 중국 역할에 대한 과도한 평가의 일례로, 보수와 진보라는 정체성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박근혜·문재인 두 정부가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중국이 수행할 수 있는 역할에 큰 기대를 표명했지만 결국 북한의 핵무력 강화를 막지 못한 것을 들 수 있다.
셋째, 미·중 갈등이 고조되면서 미국이라는 공동의 위협에 맞서 북한과 중국이 정치적·군사적 상호의존을 지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주장은 단기적인 측면에서는 설득력이 있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포르와 하노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연쇄 회동을 하면서까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한 근본 원인에 관한 고민이 부족하다. 북한이 핵무장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외부로부터 가해지는 체제에 대한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큰데, 이때 북한이 강조해왔던 외부 위협이 미국을 지칭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미국으로부터의 체제 안전이 보장된다면 북·미관계에 획기적인 변화가 발생할 수 있고 이에 따라 북·중관계에도 중대한 변화가 초래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바이든 정부가 집중하는 최우선 대외 과제는 트럼프 정부 시절 중국에 내줬던 글로벌 리더십을 복구하는 한편 중국의 공세적인 외교 전략을 저지하는 것이다. 비핵화 방안을 포함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후자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퍼즐을 맞추는 차원에서 설계됐을 것이다. 이와 같은 대북정책의 골자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미국 언론에 소개된 핵심 키워드가 지닌 의미를 해독할 필요가 있다.
북·미관계 전환의 시발점?
지금까지 언급된 대북정책의 키워드는 ‘특별한 단계’에 부합한 제재 완화(relief for particular steps), 즉 ‘국면적인 접근(a phased approach)'이다. 이는 두 가지 특징을 내포하고 있다. 첫째, 트럼프 정부가 추진한 일괄타결을 전제로 한 톱다운 형식(everything for everything)이나 오바마 정부에서 보여준 전략적 인내(nothing for nothing)와는 다른 형태의 정책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클린턴과 부시 대통령 시절 북한 비핵화를 위해 추진됐던 6자회담과 같은 다자주의 접근이나, 무한대의 시간을 요구하는 점진적(step-by-step) 협상 스타일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 두 관점 사이에 합집합이나 교집합은 존재하지 않지만, 행간을 통해 짚을 수 있는 구석이 있다. 그것은 향후 북·미관계가 주로 양자 협상의 틀에서 논의될 것이고 이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이 축소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미국 정부가 공개적으로는 완전하고 불가역적이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CVID)를 촉구하지만, 북한이 미국이 수용할 수 있는 높은 정도의 단계적 비핵화에 동의한다면 양자 관계에 예상치 못한 중요한 국면전환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한국 정부는 미국과 중국을 북한 핵전력 억제의 협조자,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통일의 조력자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미·중 경쟁이 격화된 결과, 미국 외교와 국방의 관심사는 중국 견제로 집중되고 있다. 이는 중국이 북한을 아시아의 동북 지역에서 미국의 자국 포위를 억지할 수 있는 완충국으로 인식하는 것처럼, 바이든 행정부도 중국을 포위하기 위한 전략 국가로 북한을 고려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미국의 대북정책이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점진적이고 평화적인 한반도 통일 실현 구상과 상반된 스탠스를 취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현재 한국과 미국 사이에는 중국과 북한에 대처하는 과정을 놓고 불협화음이 증가하고 있다. 동맹 간 인식과 목표의 불일치는, 완전한 비핵화는 아닐지라도 만족할 만한 정도의 비핵화와 북한 체제 보장의 맞교환을 통해, 미국이 북한을 중국 견제의 고리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지니게 만들 수 있다. 미국의 확고한 중국 봉쇄 목표, 한·미동맹의 이완, 미국의 북한 체제보장 요구 수용이라는 3대 조건의 충족이 발생시킬 결과보다 더 극적인 현상이 반복해서 발생한 냉혹한 국제정치 역사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북·중관계 해석의 제약
북·중관계를 다루는 전문가들이 두 나라 관계를 해석할 때 세 가지 가능성을 경시하는 경향이 있다. 첫째, 혈맹이었다는 역사적 경험에 근거해 북·중관계의 변화 가능성을 희박하게 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국제질서의 변동 과정이 국가 이익 추구를 위한 새로운 도전과 기회의 무대로 작용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미국과 독일이 각각 독립전쟁과 두 차례의 세계대전에서 맞서 싸운 후, 미국과 일본이 핵폭탄으로 인한 참사를 공유하고도, 오늘날 굳건한 동맹을 형성하고 있다는 사실은 격동기 북·중관계의 불확실성을 보여주는 역설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둘째,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과대평가한 결과,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자율성을 향상하기 위한 전략을 추구할 가능성을 외면하는 것이다. 중국 역할에 대한 과도한 평가의 일례로, 보수와 진보라는 정체성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박근혜·문재인 두 정부가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중국이 수행할 수 있는 역할에 큰 기대를 표명했지만 결국 북한의 핵무력 강화를 막지 못한 것을 들 수 있다.
셋째, 미·중 갈등이 고조되면서 미국이라는 공동의 위협에 맞서 북한과 중국이 정치적·군사적 상호의존을 지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주장은 단기적인 측면에서는 설득력이 있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포르와 하노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연쇄 회동을 하면서까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한 근본 원인에 관한 고민이 부족하다. 북한이 핵무장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외부로부터 가해지는 체제에 대한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큰데, 이때 북한이 강조해왔던 외부 위협이 미국을 지칭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미국으로부터의 체제 안전이 보장된다면 북·미관계에 획기적인 변화가 발생할 수 있고 이에 따라 북·중관계에도 중대한 변화가 초래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중관계와 북·중관계의 차별성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북·중관계는 미국과 중국 두 나라가 거대한 체스판 위에서 전개하는 전략경쟁의 틀에서 파악돼야 한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될수록 북한이 활용할 수 있는 지렛대는 커질 것이다. 북한 경제의 중국 의존 비율과 한국 경제의 중국 의존도 사이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사드 배치 이후 단행된 중국의 경제 보복은 양국 경제의 상호의존성이 한국에 실질적인 위협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는 중국에 집중된 과도한 투자, 교역, 비즈니스, 기술, 인력 요소가 한국의 대처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반면 북한의 중국 의존은 대부분 교역이라는 단일 요소에 국한돼 있고 이조차도 언제든지 대체가 가능한 기초 원자재와 생필품에 치중돼 있다. 이는 북한과 다른 국가와의 교역이 자유로워질 경우 한국과 달리 북한의 중국 의존이 즉각적인 위협 요인으로 전환될 수 없음을 가리킨다.
북한 체제와 중국 체제의 이질성
북한은 중국과 근본적으로 다른 정치 체제를 보유하고 있다. 비록 권위주의 국가일지라도 중국은 중국공산당이 국가 운영의 핵심 기제로 작동하고 있다. 북한도 중국처럼 조선노동당 일당에 의해 통제되는 국가이지만 북한 정치의 구심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위원장으로 이어지는 가계의 혈통이다. 이는 북한이 중국이나 베트남식 개혁·개방 추진을 가로막는 결정적인 장애물인 동시에 미국으로부터 확실한 체제 안전이 보장된다면 중국에 대한 자율성을 증가시킬 기반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에서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 것은 한국전쟁 과정에서의 갈등, 연안파와 갑산파 제거, 최근의 장성택 숙청과 ‘차이나 패싱’ 논란에 이르기까지 지속해서 목격되고 있다. 북한과 중국 정치 체제 차이와 이로 인해 발생하는 양국 간의 갈등은 북한이 중국이나 베트남식 모델이 아닌 북한 고유의 모델을 통해 국제적 고립에서 탈피하고 체제를 유지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북한이 정치·경제·군사 분야에서 감지하는 포괄적이고 직접적인 위협을 일거에 해소할 방법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다. 그리고 북·미 간에 새로운 협력 방안이 구체화된다는 것은 한국·미국·북한 관계에서 한국의 외교력 상실, 한반도 통일 비전의 쇠퇴, 한·미관계의 후퇴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북한과 중국 관계에도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북·미관계 개선에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미국 외교와 북한 정치의 최대 목표 사이에 공약수가 점점 커지는 현실을 인식하는 한국 외교의 지혜와 상상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북·중관계는 미국과 중국 두 나라가 거대한 체스판 위에서 전개하는 전략경쟁의 틀에서 파악돼야 한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될수록 북한이 활용할 수 있는 지렛대는 커질 것이다. 북한 경제의 중국 의존 비율과 한국 경제의 중국 의존도 사이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사드 배치 이후 단행된 중국의 경제 보복은 양국 경제의 상호의존성이 한국에 실질적인 위협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는 중국에 집중된 과도한 투자, 교역, 비즈니스, 기술, 인력 요소가 한국의 대처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반면 북한의 중국 의존은 대부분 교역이라는 단일 요소에 국한돼 있고 이조차도 언제든지 대체가 가능한 기초 원자재와 생필품에 치중돼 있다. 이는 북한과 다른 국가와의 교역이 자유로워질 경우 한국과 달리 북한의 중국 의존이 즉각적인 위협 요인으로 전환될 수 없음을 가리킨다.
북한은 중국과 근본적으로 다른 정치 체제를 보유하고 있다. 비록 권위주의 국가일지라도 중국은 중국공산당이 국가 운영의 핵심 기제로 작동하고 있다. 북한도 중국처럼 조선노동당 일당에 의해 통제되는 국가이지만 북한 정치의 구심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위원장으로 이어지는 가계의 혈통이다. 이는 북한이 중국이나 베트남식 개혁·개방 추진을 가로막는 결정적인 장애물인 동시에 미국으로부터 확실한 체제 안전이 보장된다면 중국에 대한 자율성을 증가시킬 기반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에서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 것은 한국전쟁 과정에서의 갈등, 연안파와 갑산파 제거, 최근의 장성택 숙청과 ‘차이나 패싱’ 논란에 이르기까지 지속해서 목격되고 있다. 북한과 중국 정치 체제 차이와 이로 인해 발생하는 양국 간의 갈등은 북한이 중국이나 베트남식 모델이 아닌 북한 고유의 모델을 통해 국제적 고립에서 탈피하고 체제를 유지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북한이 정치·경제·군사 분야에서 감지하는 포괄적이고 직접적인 위협을 일거에 해소할 방법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다. 그리고 북·미 간에 새로운 협력 방안이 구체화된다는 것은 한국·미국·북한 관계에서 한국의 외교력 상실, 한반도 통일 비전의 쇠퇴, 한·미관계의 후퇴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북한과 중국 관계에도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북·미관계 개선에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미국 외교와 북한 정치의 최대 목표 사이에 공약수가 점점 커지는 현실을 인식하는 한국 외교의 지혜와 상상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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