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인싸 이야기] '월가의 미친소·FAANG 창시자' 짐 크레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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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6-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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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NBC 간판 주식방송 '매드머니' 진행자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 '매드머니(Mad Money)' 방송 진행자인 짐 크레이머(Jim Cramer). 미국 주식에 관심 있는 투자자에게 익숙한 인물이다.

1955년 2월 미국 펜실베이니아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크레이머는 4학년 때 처음으로 주식 공부를 시작, 포브스 선정 '돈을 잘 알고 있는 3인' 중 한 명으로 꼽힐 만큼 유능한 투자관리자(펀드매니저)로 주목을 받았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 매티 그린스펀 퀀텀이코노믹스 창업자가 크레이머와 함께 선정된 '돈을 잘 알고 있는 3인'이다.
 

[사진=CNBC 누리집 갈무리]


현재 미국 뉴욕 나스닥지수를 이끄는 '팡(FAANG, 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알파벳))'이란 신조어를 만든 사람도 크레이머다. 그는 1995년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을 나스닥 대표 기술주로 분류하고, 이들 기업의 첫 글자를 조합해 'FANG'이라는 단어를 만들었고, 이후 애플이 추가돼 'FAANG'으로 사용되고 있다. FANG은 뱀·개 등의 송곳니라는 뜻을 포함하고 있는데, 당시 시장은 '뉴욕증시 핵심 종목을 명확하게 표현한 신조어'라고 평가했다.

사실 크레이머는 처음부터 투자관리자로 활동하지 않았다. 1977년 하버드대를 졸업한 그는 연봉 1만5000달러(약 1670만4000원)의 기자로 활동했다. 1984년에는 하버드 법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변호사협회에 변호사로 등록되기도 했다. 현재는 협회 회비를 내지 않아 제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크레이머는 '희대의 살인마' 테드 번드 살인사건을 처음으로 보도하며 언론인으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월급쟁이로는 돈을 벌기가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로스쿨에 다니며 주식시장 투자에 나섰다.

로스쿨 학비를 충당할 만큼 수익을 올린 크레이머는 1984년 골드만삭스 주식중개인으로 월가에 진입, 투자관리자 활동을 본격화했다. 그는 1987년 엘리엇 스피처(Eliot Spitzer), 스티브 브릴(Steve Brill), 마틴 페렛츠(Martin Peretz) 등과 함께 헤지펀드 운용을 시작하며, 1987년부터 2000년까지 10년 넘게 연평균 31%의 수익률을 올린 월가의 최고 투자관리자로 자리매김했다.

투자관리자로서 정점을 찍은 크레이머는 2001년 헤지펀드 관리직에서 은퇴, 투자전문가로 전향했다. 이후 미국 전역에 방송되는 라디오 '리얼머니(Real Money)'에서 현장 경험과 통찰을 담은 시장 분석과 투자 조언으로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현재는 CNBC 대표방송인 '매드머니' 진행자로 활동, 서학개미(미국 주식 개인투자자)가 주목하는 인물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크레이머의 또 다른 수식어는 월가의 '미친 소'이다. 과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정책, 미국 정부의 재정정책 등에 거침없는 쓴소리를 낸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9월에는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의 인터뷰 도중 낸시 의장을 '미친 낸시(Crazy Nancy)'라고 불러 '역시 별명대로'라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국제 금융위기 때인 2007년 크레이머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향해 '금리인하'를 외치며 "그들(연준)은 미쳤고(nuts), 아무것도 모른다. 연준은 잠들어 있다"며 당시 연준의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크레이머는 2013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안 '오바마 케어'와 관련해서도 날을 세운 바 있다.

당시 오바마 전 대통령과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2014회계연도 예산안에 오바마 케어 포함 여부를 두고 대립,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이를 두고 그는 "또다시 대통령과 의회가 예산을 놓고 승강이를 벌이고 있다. 이들의 당파적 원한으로 정부가 폐쇄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산업계에 위협이 되고 경제에 제동을 걸며 증시를 급강하시킬 수도 있다"며 민주당과 공화당 간 정치적 싸움에 죄 없는 투자자들의 손실 우려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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